평일에도 켜진 촛불…여의도 카페·편의점 "매출 올랐다"[TF현장]
인근 카페, 매출 10배 이상 뛰어
핫팩·음료·마스크 줄줄이 동나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지난주 주말에 비해 매출이 10배 이상 올랐죠. 우유와 시럽이 동나기도 했고요. 지금 주말 평일 할 거 없이 손님 크게 늘었어요. 다만 어수선한 분위기는 계속되고 있죠."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주변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시민 집회를 겪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10일 취재진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역을 방문해 주변 카페 편의점 음식점 등 상권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알아봤다. 최저기온 영하 4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국회의사당 앞에 모여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들은 '탄핵' '퇴진' 등이 적힌 문구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응원봉 핫팩 생수 커피 등을 손에 꼭 쥐고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가 계속되며 여의도 국회의사당역에는 매일 수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4시 30분 기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00만명, 경찰 추산 10만명으로 집계됐다.
평일에도 집회가 계속돼 9일에는 주최 측 추산 3만명, 경찰 추산 5500명이 참가했고 10일 오후에는 주최 측 추산 4만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이에 주변 여의도 상권에도 큰 영향을 미쳤는데 편의점은 물건이 동났고 카페는 재료가 부족해 음료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편의점 점주 B씨는 "최근 매일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며 "주로 핫팩이나 음료를 많이 찾는데 이곳에 따뜻한 음료가 없어 주로 핫팩이 동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류가 수급돼야 하는데 바로바로 안 돼 좀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로 옆건물 편의점에서 일하는 C씨는 "주말에 운영을 안 했는데도 시위가 있는 평일에 매출이 크게 뛰었다"며 "핫팩, 온열음료 외에도 군중이 몰리다보니 특히 마스크가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편의점 관계자는 "특정 지역 지점의 물량을 더 많이 넣는 건 없고 물량 판매에 따라 점주들의 자율적인 재량"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역시 "핫팩 생수 등 가맹 점주들이 그간의 데이터에 따라 더 추가로 발주하는 거라 수급에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카페 매출도 크게 뛰었다. 테이크아웃 전문 카페를 운영 중인 D씨는 "매출이 2배 정도 오른 것 같다"면서도 "사람들이 많이 오는 건 좋지만 경찰들도 많고 길도 다 막혀 있어 분위기가 너무 삼엄하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최근 SNS를 중심으로 익명의 시민들이 집회에 참여한 참가자들을 독려하기 위해 카페에 먼저 대금을 결제해두고 음료와 음식을 무료로 배부하는 인증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음식점의 경우 다양한 입장이 나왔다. 일부 음식점은 재료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고 말하는 반면 또 다른 음식점들은 비상계엄령 선포 전 잡힌 예약들이 줄줄이 취소돼 매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해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30년째 여의도에서 한식 가게를 운영 중인 E씨는 "재료가 없어서 못 팔정도였다"며 "주말에도 잘 돼 평일인 오늘도 나름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경찰들이 가게 안을 꽉 채우며 밥을 먹고 있었다.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위가 자주 열리는 국회의사당이지만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시위가 계속되자 경찰과 집회 시민들이 식당을 찾은 것이다.
그러나 송년회와 회식이 있는 연말, 직격탄을 맞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방송공사 앞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F씨는 "매출이 절반 이상 떨어지고 지난 토요일은 아예 노쇼(no-show)가 났다"며 "이번 주 주말엔 가게가 있는 건물을 아예 폐쇄한다고 해 강제로 영업을 중단해야 할 지경"이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날씨가 춥고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카페에 가는 사람이 많고 선결제 문화가 퍼져 카페와 음식점의 매출이 올랐다"면서도 "연말이라 회식 예약을 미리 해뒀지만 집회로 인해 교통이 힘들거라 생각해 오히려 식당을 안 가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cultur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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