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이불 적시는 아이, '소아 야뇨증' 어떻게 극복할까?
소아 야뇨증은 배뇨 조절을 할 수 있는 만 3~5세의 나이가 되었음에도, 자는 도중에 무의식적으로 오줌을 싸는 증상이 적어도 한 달에 2회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대한소아배뇨장애야뇨증학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5세 소아의 약 15% 정도가 야뇨증을 겪고 있으며,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나이에도 10% 정도의 아이들에게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아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는 야뇨증은 성장하면서 자연 치유가 되기도 하지만, 나아지지 않고 지속될 경우 아이가 수치심, 불안감을 느낄 수 있고 대인 관계 위축 등 성장기 인격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일차성·이차성 야뇨증으로 구분...야간 다뇨 등 유발 요인 다양
야뇨증은 크게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구분된다. 일차성 야뇨증은 태어난 후부터 한 번도 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밤에 오줌을 싸는 경우이고, 이차성 야뇨증은 소변을 일정 기간 가렸었지만 다시 야뇨증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일차성 야뇨증의 원인으로는 야간 다뇨가 있다. 정상적인 경우에는 수면 중 소변의 생성을 감소시키는 항이뇨 호르몬 분비가 증가되어 소변량이 감소하지만, 어떠한 원인으로 인해 항이뇨 호르몬 분비가 감소하게 되면 소변량이 증가해 야뇨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소변을 저장하는 방광의 용적이 기능적으로 감소한 경우, 방광의 자극에 의해 뇌가 깨어나는 각성 기전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도 야뇨증을 유발할 수 있다. 유전적 요인도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부모 모두 야뇨증이 있었던 경우 아이에게 야뇨증이 발병할 확률이 77%에 이른다. 이외에 변비, 요로 감염, 소변 배출 통로의 이상, 요붕증, 신경성 방광, 주의력 결핍 과다활동 장애 등으로 인해 야뇨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차성 야뇨증은 6개월 이상 야뇨증이 없다가 다시 발생하는 것으로 대개 심리적, 환경적 요인이 작용한다. 이사를 한다거나 유치원 입학, 부모와의 이별, 동생의 출생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변 검사·배뇨 일지, 야뇨증 진단에 도움
야뇨증 진단을 위해서는 배뇨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사항들을 고려한다. 우선 야뇨증의 빈도와 수면 양상, 수분 섭취 습관, 환경 및 심리적 요인의 변화 등을 확인하며, 신경학적 이상 등 기질적 원인이 의심된다면 신체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기본적인 선별 검사로는 소변 검사를 시행하는데, 소변 농축 기능과 요로 감염의 여부 등을 확인한다. 요역동학 검사 및 잔뇨 검사 등 정밀한 검사를 시행할 수도 있다. 또한 배뇨일지를 작성해 하루 동안의 소변 횟수 및 소변량, 수분 섭취량에 대해 최소 2일 이상 기록하는 방법이 있다. 이를 통해 수분 섭취량과 야간 소변량 등을 알면 야뇨증의 원인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생활교정·행동요법 효과 보여..."항이뇨호르몬제제 사용하기도"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하다. 하이닥 비뇨기과 상담의사 이영진 원장(대구코넬비뇨기과의원)은 "야뇨증은 심리적, 기질적, 호르몬성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되, 일상의 생활습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저녁 식사 때 소금과 수분 섭취를 줄이도록 하고, 잠자리 들기 전 소변을 보게 해야 한다. 또한 밤 동안에 아이를 정기적으로 깨게 해서 소변을 보게 하고 다시 잠에 들도록 하는 방법을 실행해 볼 수 있는데, 밤에 여러 번 깨서 소변을 보기 때문에 이불에 오줌을 싸지 않도록 할 수 있다. 팬티가 젖으면 즉시 경고음이 나는 야뇨 경보기를 사용해 소변을 누는 방법도 있다"라고 전했다.
야뇨증의 대표적 행동 요법인 야뇨 경보기는 잠옷에 부착하는데, 소변을 보면 경보음이 울려 아이가 잠에서 깨어나도록 한다. 이를 통해 이후에는 조건반사적으로 소변을 보기 전에 스스로 일어나는 습관을 익힐 수 있다. 이는 치료 효과가 좋고 80% 가까이 성공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3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양육자와 아이 모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이 원장은 "이러한 방법들이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 항이뇨호르몬제제, 항우울제 등 약물을 이용할 수 있으나, 장기간 쓰는 경우 부작용이 있으므로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항이뇨호르몬 제제는 야뇨증의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데, 성공률은 60~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과 약물인 항우울제는 방광의 용적을 늘려주고 잠에서 쉽게 깨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복용 시 30~60%가량이 효과를 보이지만, 식욕부진과 소화기 장애, 성격변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의 상담 후에 사용해야 한다.
도움말 = 이영진 원장(대구코넬비뇨기과의원 비뇨기과 전문의)
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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