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도 없이 5분간 '계엄 회의'..."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말릴 새도 없었다"
"대통령, 갑자기 자리 떠…찾는 사이 계엄 발표"
한덕수 "개·폐회 선언, 회의록, 계엄 건의 없어"
대통령실·국방부 "국무회의 안건·발언 자료 없다"
[앵커]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 선포 직전 단 5분간 국무회의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무위원들은 무슨 내용인지도 모른 채 대통령실에 불려 왔고, 제대로 된 발언조차 없이, 말 그대로 말릴 새조차 없이 계엄이 선포됐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김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건 지난 3일 밤 10시 23분.
이 계엄을 논하기 위한 국무회의는 계엄 선포 직전인 밤 10시 17분 시작해 단 5분 만에 끝났습니다.
그런데 그 회의는 대통령실 국무회의실이 아닌, 대접견실에서 열렸고,
회의의 시작과 끝이 없는, 사실상 '통보'의 자리였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송미령 /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 회의의 시작이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대기하는 상태였다고 보시는 게 좋고요. (대기 중 안건을 물었는데) 딱 두 글자 들었습니다. 계엄. 이런 말을 듣고 너무 놀라서…. '말도 안 된다, 막아야 됩니다'라고 말을 했고요. 그 자리에는 대통령이 계시지 않았습니다.]
송미령 장관은 당시 윤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에게 계엄을 통보한 뒤 갑자기 자리를 떠났고,
국무위원들이 대통령을 찾는 사이 계엄이 선포됐다고도 밝혔습니다.
[송미령 /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 (대통령이 회의 종료 없이 금방 나가서) 어디 가신 거냐,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가 휴대전화로 틀었습니다. 그런데 육성이 흘러나온 겁니다.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몸으로라도 막을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안 됐습니다. 그래서 정말 죄송합니다.]
한덕수 국무총리 역시 당시 '회의'는 시작과 종료 선언은 물론, 회의록조차 없었고,
계엄 선포 요건인 '국방부 장관 또는 행안부 장관의 계엄 선포 건의' 역시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윤건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 : 기록과 속기, 개회에서는 종료 선언 등이 이루어졌습니까?]
[한덕수 / 국무총리 :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윤건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번 비상계엄을 선포한 국무회의는 국무회의가 아닌 게 맞죠?]
[한덕수 / 국무총리 : 저는 의원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행안부 자료 요청에서도 대통령실과 국방부는 계엄 관련 국무회의는 안건 명만 있고 안건 내용이나 발언 요지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계엄 선포 자체가 비상식적인 것은 물론 기본적인 절차조차 거치지 못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YTN 김현아입니다.
영상편집;김희정
디자인;이나은
YTN 김현아 (kimhah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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