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상민 측근 “尹 얼굴 벌겋게 달아올라…아무도 못막는다 생각했다더라”

이채완 기자 2024. 12. 11.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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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관이 말하길, 계엄 국무회의 때 윤석열 대통령 얼굴이 이미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더라. '저 정도로 격한 상태면 (비상계엄을) 아무도 못 막는다' 생각했다고 한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최근 오랜 지인인 법조인 A 씨를 만나 12·3 비상계엄 심의 국무회의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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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당시 체코 공식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공항에 마중 나온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모습. 대통령실 제공
“이 장관이 말하길, 계엄 국무회의 때 윤석열 대통령 얼굴이 이미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더라. ‘저 정도로 격한 상태면 (비상계엄을) 아무도 못 막는다’ 생각했다고 한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최근 오랜 지인인 법조인 A 씨를 만나 12·3 비상계엄 심의 국무회의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11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최근 이 전 장관과 나눈 대화를 털어놨다.

―이 전 장관이 국무회의 당시 있었던 일에 대해 말한 게 있다면.
“3일 밤에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하니까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 4, 5명이 이미 와있는 상태였다고 한다. 가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아이고 잘 왔어. 빨리 설득해 봐. (대통령이) 계엄을 한대’라고들 했다고 하더라.”

―그 자리에 모였던 국무위원들은 뭘하고 있었다고 하나?
“국무위원들이 한두 어명씩 모여서 대통령한테 가서 설득을 하며 시간을 끌었다고 한다. 대통령은 원래 비상계엄 선포를 10시에 발표 예정이었어서 장관들이 안 오면 안 오는 대로 하려고 하니까 의사정족수(11명)를 못 채우면 안 된다고 설득을 하며 시간을 끌었다더라.
이 장관 얘기로는 평상시에도 국무회의하면서 대통령 앞에 있는 장관들이 고양이 앞에 있는 쥐래. 단 한 사람도 대통령이 있는 자리에서 찬성한다, 반대한다 이런 얘기를 못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계엄 당일에도) 소수의 인원만 대통령 방에 가서 얘기하고 그런 식으로.“

―이 전 장관이 기억하는 대통령의 당시 모습은 어땠나
“이 장관은 본인 생각엔 대통령이 얼굴이 달아올라 있더래. 그래서 본인은 안 거지 감정적으로 격해 있으니 저 정도면 아무도 못 막는다. 그래서 이 전 장관은 국무위원들이 차라리 좀 안 왔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고 하더라.”

―이 전 장관은 뭐라고 말하며 대통령을 설득했다고 하나
“이 장관은 이 시기가 적절하지 않고, 계엄을 선포할 만한 적정한 시기가 아니고 요건이 안 됐다고 얘기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국민들이 계엄을 납득하겠냐고 말을 했다더라.”

―국무회의 자체는 어떻게 진행됐다고 하는지
“대통령이 11명이 됐는지 숫자를 딱 셌대. 그러고 나서 실제로 전체가 모여서 회의한 건 10~20분도 안 된다고 하더라. 그 자리에서 대통령이 ‘국무위원은 (계엄에 대해) 입장이 그럴 수 있지만 대통령은 최후의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국무위원하고 보는 관점이나 책임감이 다를 수 있다. 나는 하겠다’고 말했다고 알려주더라.”

―이번에 국회에 경찰 인력이 바로 배치가 됐는데 경찰청의 상급기관인 행정안전부는 관여를 안했다고 하는가
“이 장관이 궁금해서 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었대. 2분인가 통화를 했는데 통화를 받아놓고 딴 소리를 자꾸 하더래. 아마 현장에서 지시를 하는 중이었나봐. 통화하고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 나오니까 그래서 전화를 끊었대.”

―그럼 전화 끊고 나서 이 전 장관이 또 다른 조치를 뭔가 한 게 있는지
“국무위원들의 임무는 거기서 끝난 것 같아. 계엄을 발표함으로써. 그 다음은 계엄사로 가버렸고 경찰로 전파가 됐으니.”

이 전 장관은 현재 변호인단을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조승연 기자 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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