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 소름 쫙 돋는 한강 작가 노벨상 수상소감 [영상]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편집자주뉴스는 끊임없이 쏟아지고, 이슈는 시시각각 변합니다.
이어 "가장 어두운 밤에도 언어는 우리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묻고, 언어는 이 행성에 사는 사람의 관점에서 상상하기를 고집하며, 언어는 우리를 서로 연결한다"며 "우리를 서로 연결해주는 언어를 다루는 문학은 필연적으로 일종의 체온을 품게 된다"고 문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오후 주산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데 갑자기 하늘이 열리더니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뉴스는 끊임없이 쏟아지고, 이슈는 시시각각 변합니다. '휙'은 최신 이슈를 알기 쉽게 해석하고 유쾌하게 풍자하는 한국일보 기획영상부의 데일리 숏폼 콘텐츠입니다. 하루 1분, '휙'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세요.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가 “문학을 읽고 쓰는 일은 필연적으로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는 일”이라고 10일(현지시간)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강은 이날 오후 스웨덴 스톡홀름의 스톡홀름콘서트홀에서 열린 ‘2024 노벨상 시상식’ 연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가장 어두운 밤에도 언어는 우리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묻고, 언어는 이 행성에 사는 사람의 관점에서 상상하기를 고집하며, 언어는 우리를 서로 연결한다”며 “우리를 서로 연결해주는 언어를 다루는 문학은 필연적으로 일종의 체온을 품게 된다”고 문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한강 수상 소감 전문
폐하, 왕실 전하, 신사 숙녀 여러분.
제가 여덟 살이던 날을 기억합니다. 오후 주산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데 갑자기 하늘이 열리더니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비가 너무 세차게 내리자 20여 명의 아이들이 건물 처마 밑에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길 건너편에도 비슷한 건물이 있었는데,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처마 밑에 또 다른 작은 군중이 보였습니다. 쏟아지는 빗줄기, 제 팔과 종아리를 적시는 습기를 보면서 문득 깨달았습니다. 저와 어깨를 맞대고 서 있는 이 모든 사람들, 그리고 건너편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의 ‘나’로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을요. 저와 마찬가지로 그들 모두 이 비를 보고 있었습니다. 제 얼굴에 촉촉이 젖은 비를 그들도 느끼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일인칭 시점을 경험하는 경이로운 순간이었습니다.
글을 읽고 쓰면서 보낸 시간을 되돌아보니 이 경이로운 순간이 몇 번이고 되살아났습니다. 언어의 실을 따라 또 다른 마음속 깊이로 들어가 또 다른 내면과의 만남. 가장 중요하고 긴급한 질문을 실에 매달아 다른 자아에게 보내는 것. 그 실을 믿고 다른 자아에게 보내는 것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저는 알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태어난 이유. 고통과 사랑이 존재하는 이유. 이러한 질문은 수천 년 동안 문학이 던져온 질문이며,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잠시 머무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무슨 일이 있어도 인간으로 남는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요? 가장 어두운 밤, 우리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묻는 언어, 이 지구에 사는 사람들과 생명체의 일인칭 시점으로 상상하는 언어, 우리를 서로 연결해주는 언어가 있습니다. 이러한 언어를 다루는 문학은 필연적으로 일종의 체온을 지니고 있습니다. 필연적으로 문학을 읽고 쓰는 작업은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되는 위치에 서 있습니다. 문학을 위한 이 상이 주는 의미를 이 자리에 함께 서 있는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21109360004043)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20801400002787)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현유리 PD yulssluy@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尹 탄핵소추안 2차 표결, 14일 오후 4시 열린다 | 한국일보
- [속보] 김어준 “계엄 당시 ‘한동훈 사살한다’ 제보 받아” | 한국일보
- "국회의원 끌어내"… 조지호 경찰청장 '비화폰'으로 尹 지시 받았다 | 한국일보
- 노사연, "이무송 소개시켜준 최성수, 원수처럼 보일 때도" ('불후') | 한국일보
- 우원식 신뢰도 이재명 앞섰다... '불법 계엄' 사태에 국회의장 재조명 | 한국일보
- "편집증·의심·자기애·망상" 정신의학자·심리학자가 본 윤 대통령 | 한국일보
- 대한황실 후손들 "종묘는 김건희 개인 카페 아냐... 국격 무시" | 한국일보
- [단독] 공수처,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출장조사…대령급 軍 간부 줄소환 | 한국일보
- 김승수, 양정아와 친구에서 연인으로... "더 이상 숨기면 후회할 것" | 한국일보
- 암투병 경찰청장 "尹에 3번 항명... '안가 회동' 고백 못한 것 후회"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