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No More 히로시마", 반핵 목소리 높인 노벨상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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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를 보유한 9개국 중 어느 나라도 현재 핵 군축과 군비 통제에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핵무기를 현대화하고 강화하고 있습니다."
10일(현지시간) 오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무대에 오른 예르겐 바트네 프뤼드네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시상 연설에서 현재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라며 이름을 하나씩 불렀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전쟁이 장기화하고 국제 정세가 혼란을 거듭하는 가운데 열린 올해 노벨평화상 시상식은 '핵무기를 폐지하라'는 직설적인 메시지로 가득 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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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를 보유한 9개국 중 어느 나라도 현재 핵 군축과 군비 통제에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핵무기를 현대화하고 강화하고 있습니다."
10일(현지시간) 오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무대에 오른 예르겐 바트네 프뤼드네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시상 연설에서 현재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라며 이름을 하나씩 불렀습니다.
여기에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등 공식 핵보유국 5개국뿐 아니라 인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 등 사실상의 핵보유국, 그리고 북한까지 포함됐습니다. 북한은 국제법을 어긴 채 불법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프뤼드네스 위원장은 "글로벌 안보가 핵무기에 의존하는 세계 질서에서 우리 문명이 살아남기를 바란다면 순진한 생각"이라며 "이 세계는 집단 절멸을 기다리는 감옥이 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전쟁이 장기화하고 국제 정세가 혼란을 거듭하는 가운데 열린 올해 노벨평화상 시상식은 '핵무기를 폐지하라'는 직설적인 메시지로 가득 찼습니다. 오슬로의 평화상 시상식뿐 아니라 3시간 뒤 이웃 나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상 나머지 부문 시상식에서도 마찬가지였지요.
노벨의 유산을 관리하고 유언을 이행하는 총괄 조직인 노벨재단의 아스트리드 쇠데르베리 비딩 회장은 개회사에서 "오늘날 핵 강국이 연관된 전쟁과 연계해 핵 위협이 새로이 부각되면서 노벨평화상은 실존적 차원으로 넘어갔다"고 말했습니다.
비딩 회장은 "물리학과 화학을 중심으로 노벨상 수상자 다수가 올해 핵무기에 관한 마이나우 선언에 서명해 촉구했다"고도 전하면서 "원폭은 기본적인 연구가 선(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뚜렷이 상기해 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언급들의 배경에는 대규모 전쟁이 이어지고 각국이 군비를 확대하며 핵 위협까지 고조한 데 따른 위기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3년째 전쟁 중인 러시아는 최근 핵무기 사용 문턱을 낮춘 핵교리 개정을 승인했고, 탄두를 여러 개 탑재할 수 있는 무기로 분석된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개암나무)를 우크라이나에 발사했습니다.
시상식에서는 핵무기 사용이라는 인류의 '금기'가 깨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니혼히단쿄를 대표해 수상 연설에 나선 다나카 데루미 대표위원은 "핵 초강국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에서 핵무기 사용을 위협하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가차 없는 공격 중 이스라엘 내각 구성원은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기까지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핵 금기'가 깨질 위험에 한없이 슬프고 화가 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이날 저녁 오슬로 거리에서 벌어진 횃불 행진으로도 반핵 목소리는 이어졌습니다. 오슬로 시민과 방문객들이 함께 모여 노벨평화센터에서 출발해 노벨평화상 연회가 열리는 그랜드호텔까지 횃불을 들고 벌이는 행진은 노벨평화상의 전통적 행사입니다.
이날 니혼히단쿄 대표단과 시민들은 북유럽 겨울밤 추위 속에 활활 타오르는 횃불을 들고 "노 모어(No More) 히로시마, 노 모어 나가사키, 노 모어 피폭자"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습니다. 일부는 방사능 주의 표시가 그려진 팻말이나 "핵무기에 쓸 돈은 없다"고 쓰인 팻말을 들었습니다.
한편 이번 노벨상 시상식 연회장 내에선 뜻밖의 '한국어'가 울려 퍼졌습니다. 소설가 한강의 수상 소감 차례를 소개하던 스웨덴 대학생 사회자가 한국어로 그를 깜짝 소개한 것이죠. 언론사에 사전 배포된 프로그램 큐시트에는 없던 내용이었습니다. 생중계된 연회를 통해 한국 문학의 위상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킨 순간이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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