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2기·탄핵 리스크 … 韓美재계 "공조 강화"

워싱턴서 한미재계회의
한미FTA처럼 일관된 정책
예측가능한 투자환경 필요
SMR·조선·방산 협력 강화
美상하원 의원들과도 소통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겸 한미재계회의위원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된 '제35차 한미재계회의 총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에번 그린버그 미한재계회의위원장이 이날 재계회의 총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4대 그룹을 포함한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사절단이 미국 워싱턴DC에 모였다. 한국 기업의 목소리를 미국에 전달하고, 정재계와 네트워킹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특히 사절단은 자유무역협정(FTA) 같은 정책 일관성과 예측 가능한 투자 환경 조성을 미국 측에 요청했다. 한경협은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상공회의소에서 제35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총회는 5년 만에 미국에서 열렸다.

양국 재계회의위원회는 한국의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경제계를 중심으로 흔들림 없이 협력과 경제적 유대를 지속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전 세계 기술 패권을 좌우하는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산업에서 한미 양국의 변함없는 공급망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류 회장은 한국 기업이 트럼프 1기 정부 출범 후 지난 7년간 1430억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기술 혁신에 기여해온 점을 미국 측에 설명했다. 류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강조하는 소형모듈원전(SMR)과 조선·방위산업 등에서는 한국 기업이 세계적 기술력을 갖췄다"며 양국의 산업 협력 방안 모색을 주문했다.

양국 기업인들은 한미 FTA가 무역·투자 증가와 상호 이익 증진의 뼈대가 됐음을 확인하고 FTA 기반의 통상 체제와 비즈니스 환경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한국 기업의 미국 내 생산, 고용, 기술 혁신 안정성을 보장하고 양국 기업 투자가 호혜적이며 예측 가능한 환경이 되도록 정책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두 나라 기업인들은 이날 공동선언문을 채택했으며, 내년에 워킹그룹을 출범시켜 다양한 첨단 산업 분야에서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로 합의했다. 선언문의 주요 내용은 △경제협력 강화 △공급망 복원력 강화 △핵심 기술 분야 파트너십 △제약·바이오 혁신 생태계 조성 △에너지 안보와 저탄소 경제로 전환 등이다. 양측은 선언문에서 "양국은 기술 산업을 겨냥한 차별적 법안을 포함한 무역 장벽을 제거하고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비즈니스·규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미국과 한국 기업이 경쟁국들로 인해 불리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노력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선 방위산업과 반도체, 제약·바이오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에번 그린버그 미한재계회의위원장은 댄 설리번 상원의원과 '미 의회가 보는 한미 관계'를 주제로 대담했다.

총회를 마친 한경협 사절단은 11일까지 주요 인사들을 만날 계획이다. 코리아 코커스 소속 토드 영 상원의원, 아미 베라 하원의원 등과 면담할 예정이다.

[정승환 재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