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속 '주민소환제' 관심 고조…도입 후 성공 사례는 2건

단체장 소환 성공률 1.45% 그쳐…국회의원은 소환 자체 불가능
유권자 "'국민소환제' 도입, 국회의원도 임기 중 파면할 수 있어야"

윤석열 대통령·김진하 양양군수 퇴진 촉구 [연합뉴스 자료사진]

(양양=연합뉴스) 류호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이어지고 있는 탄핵 정국 속 지방자치단체장이나 탄핵 표결 불참 국회의원을 주민소환제를 통해 압박하자는 의견이 제시되는 가운데 성공률은 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주민소환제가 처음 도입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38건이 청구됐으며, 이 중 2건만 투표가 가결돼 직 상실로 이어졌다.

성공률로 따지면 1.45%다.

행정안전부는 매년 초 전국의 주민소환 현황을 발표하는데, 올해 역시 성공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소환제는 주민 투표를 실시해 결과에 따라 선출직 공무원을 해직할 수 있는 제도다.

다만 투표 실시를 위해서는 주민 15%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해, 대부분의 주민 소환 추진 사례가 이 과정에서 무산됐다.

이 때문에 2007∼2023년 138건 중 투표까지 실시한 경우는 11건에 불과하다.

또 유권자의 3분의 1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야만 개표할 수 있어, 성공 사례 2건을 제외한 9건의 사례가 투표율 미달로 부결(미개표)됐다.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김진하 강원 양양군수 주민소환을 추진하고 있는 김동일 미래양양시민연대 대표는 지난 10일 선거관리위원회에 서명부를 제출하며, 서명 운동 과정에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양양군선거관리위원회가 파악 중인 19세 이상 양양군민 수(유권자 수)는 총 2만5천136명으로, 이에 따라 김 대표는 3천771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했다.

김 대표는 "'자치단체장이 누가 서명했는지 알 수 있다더라' '서명하면 나중에 불이익이 생긴다' 등 지역에 다양한 소문들이 퍼졌다"며 "서명 운동을 직접적으로 방해하거나 무언의 압박을 하는 경우도 파다해 서명받는 수임인도 100여명에서 90여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명부에 이름, 주소, 연락처 등을 기재하다 보니 부담감을 느끼는 시민들이 많았다"며 "여러 어려움 속에도 서명 운동에 동참해준 수임인과 주민들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또 주민 소환제 대상은 지방의 선출직 자치단체장·의원으로, 국회의원은 이에 해당하지 않아 주민 소환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에 일각에서는 우리나라도 '국민소환제'를 도입, 국회의원도 임기 중 파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속초지역 유권자 A씨는 "우리 지역구 의원이 탄핵 표결에 불참한 것에 대해 크게 실망했다"며 "옆 동네(양양)에서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군수를 끌어내리려고 하는데, 국회의원도 비슷한 제도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김진하 양양군수 퇴진 촉구 [연합뉴스 자료사진]

ryu@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