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당 개 3년이면 풍월 읊는다더니…'과학적 증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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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국과 논문의 공통점은 전문가들이 오랜 시간 공들여 내놓는 결과라는 점입니다.
연구팀은 인간과 매우 밀접한 환경을 살아가는 개들을 대상으로, 훈련을 거친 개가 스스로 언어를 표현할 수 있게 되는지 확인했다.
그는 "만약 반려동물이 사운드보드를 통해 원하는 것을 정확히 말할 수 있게 된다면, 인간이 다른 동물의 지능과 의사소통을 바라보던 방식이 크게 바뀔 것"이라며 "개가 실제로 사운드보드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분석한 최초의 과학적 연구"라고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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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곰국과 논문의 공통점은 전문가들이 오랜 시간 공들여 내놓는 결과라는 점입니다. 누구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포장한 게 '3분 요리'라면,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정리한 게 '3분 곰국(거꾸로 읽어보세요)'입니다.
강아지에게 버튼을 누르면 말소리가 나오는 키보드를 사용하게 했더니, 21개월 후엔 강아지들이 스스로 '밖에 나가면→변을 본다', '밥을 먹으면→물을 마신다' 등의 의미 있는 단어 조합을 만들어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 샌디에이고캠퍼스 비교인지연구소는 사운드보드(버튼을 누르면 말소리가 들리는 키보드 형태의 판)로 훈련한 개들이 스스로 두 단어로 된 단어 조합을 만들었다는 연구 결과를 9일(현지 시각) 저명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내놨다.
언어는 생각이나 느낌을 나타내거나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음성, 문자, 몸짓 등의 수단을 말한다. 특정 기호에 의미를 부여해 사용하는 상징적이고 규칙적인 전달 체계기도 하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동물 중 인간만 유일하게 언어를 사용한다는 가설이 일반적이지만, 인간 외 다른 동물도 훈련만 한다면 언어를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침팬지 와쇼다. 1960년대 태어난 와쇼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연구소에서 미국식 수화를 배웠다. 그 결과 나중엔 백조를 보며 '물'과 '새'라는 단어를 표현하는 등, 단어를 실제 인지하고 사용하는 듯한 행동을 했다는 연구 결과가 남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단순히 보고 듣고 자란 인간의 행동을 모방했을 뿐"이라는 반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인간과 매우 밀접한 환경을 살아가는 개들을 대상으로, 훈련을 거친 개가 스스로 언어를 표현할 수 있게 되는지 확인했다. 연구팀은 각 실험 참가자의 집에 사운드보드를 설치하고, 반려인이나 반려동물이 단어 버튼을 누를 때마다 '음식', '밖', '물', '변' 등의 말소리가 나오게 했다. 단어 버튼을 누를 때마다 '플루언트펫'이라는 모바일 앱을 통해 자동 기록됐다. 이 실험에는 개 152마리가 참가했다.
21개월 후 단어 버튼이 눌린 횟수는 총 26만 회에 달했는데, 이 중 19만 5000회는 개가 스스로 누른 것이었다. 연구팀은 각 개가 누른 단어 버튼에서 어떤 일관성이 나타나는지 분석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돌려 버튼 조합이 무작위로 눌렸거나 실수로 눌렸을 확률을 계산하고 제외했다. 또 개들이 단순히 반려인을 모방해 단어 버튼을 눌렀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반려인이 단어 버튼을 누른 패턴과도 비교했다.
그 결과, 개가 가장 많이 누른 단어 버튼은 자신의 일상적인 활동이나 욕구와 관련된 개념이었다. 주로 '밖', '간식', '놀이' , '변' 등의 단어가 많이 눌렸다. 이는 반려인이 자주 사용한 단어 패턴과는 거의 유사성이 없었다. 반려인은 오히려 '사랑해'라는 단어 버튼을 개보다 훨씬 많이 눌렀다.
특히 개들은 특정 단어 버튼을 순차적으로 누르기도 했는데, 이때 '밖+변' 또는 '음식+물' 등의 단어 조합이 생성됐다. 연구를 이끈 페데리코 로사노 비교인지연구소장은 "반려인의 행동을 흉내 낸 게 아니라 자신의 욕구와 필요를 표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단어 버튼을 누른 것"이라며 "단어 버튼을 누른 순서는 무작위가 아닌, 특정 요청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봤다.
그는 "만약 반려동물이 사운드보드를 통해 원하는 것을 정확히 말할 수 있게 된다면, 인간이 다른 동물의 지능과 의사소통을 바라보던 방식이 크게 바뀔 것"이라며 "개가 실제로 사운드보드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분석한 최초의 과학적 연구"라고 의의를 밝혔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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