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에 게임사는 무풍지대일까

김동훈 2024. 12. 11.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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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사 예정된 일정, 차질없이 진행
환율은 촉각…이슈 있어도 조용히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게임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양상이다. 다만 게임 주무부처 문화체육관광부의 유인촌 장관은 비상계엄 당시 국무회의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게임 시장 자체는 별다른 이상 동향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예정된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하면서 정국 변화에 따른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4일 엔씨소프트는 방치형 MMORPG 신작 '저니 오브 모나크'의 글로벌 서비스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비상계엄 상황이었던 4일 자정부터 국내를 비롯해 대만, 일본, 북미, 유럽 등 글로벌 241개국에 동시 출시했다. 게임 내 각종 이벤트와 콘텐츠 업데이트도 이상 없이 추진됐다. 이윽고 구글과 애플 등 양대 마켓에서 10위권에 진출했으나, 별다른 공식 발표를 하지는 않았다.

게임 업계 맏형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지식재산권(IP)이 한자리에 모인 대규모 축제 '메이플 콘'을 10일 마무리했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행사에는 1만명이 넘는 게임팬이 현장을 찾았다. 지난 7일 탄핵을 둘러싼 집회·시위가 서울 여의도·광화문 곳곳에서 열린 상황에서다.

신작 출시와 관련한 행사도 지연되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 컴투스는 10일 신작 방치형 RPG '갓앤데몬'의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게임은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8개 언어를 지원하면서 내년 상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같은날 글로벌 게임 기업 그라비티의 경우 싱가포르 지사 '그라비티 게임 허브'가 라그나로크 오리진의 오프라인 e스포츠 대회 '발할라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발할라 월드컵은 라그나로크 오리진의 e스포츠 시리즈 오딘컵, 토르컵, 발키리컵과 함께 글로벌 최강의 길드를 가리는 토너먼트 대회 중 하나다. 올해는 대만,홍콩·마카오,동남아시아,중국·북남미 지역 유저들이 참가했으며 예선을 거쳐 8개 길드가 결선에 진출했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도 지난 8일 막을 내린 'AGF'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회사는 AGF에서 내년 출시할 예정인 신작 '프로젝트 C' 부스를 구성해 관람객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사회적 가치를 더하는 행사도 마찬가지다. 카카오게임즈는 국내 최초로 선보인 '장애인 게임 접근성 향상을 위한 보조기기 지원 사업'의 올해 사업 성과와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다가치 게임톡' 행사를 열었다.

이후 행사도 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일게이트는 대작 MMORPG '로스트아크' 페스티벌 '로아온 윈터'와 '로스트아크 윈터 뮤지엄'을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마곡 '코엑스 르웨스트'에서 개최할 방침이다. 14일은 탄핵 관련 대규모 집회가 예정된 날이다.

국내 사정은 이렇지만 게임사들은 글로벌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까닭에 환율 이슈는 현재진행형이다. 크래프톤의 최근 분기 보고서를 보면 5% 변동 기준 원화절하에 따른 '순효과'는 494억원으로 추정된다. 넥슨게임즈는 엔화가 당분기 10% 변동하면 27억원 규모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유명한 게임사 컴투스는 분기 보고서에서 "해외 원자재 가격변동 등의 위험에는 크게 노출되진 않으나, 해외 매출 비중이 상당한 만큼 외환 위험 관리가 중요하다"며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 등의 위험 제거에 주안점을 두고 리스크 관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 시장은 11월 열린 지스타 이후 소강상태로 진입하는 경향이 있으나,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이렇다 할 이슈가 있어도 알려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계엄이나 탄핵 이슈와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다"고 했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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