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출산 대책으로 대학에 연애 수업 열어야”···네티즌 “백수가 결혼하는 것은 형벌”

이완기 기자 2024. 12.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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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관영매체가 자국의 저출산 문제 대책으로 대학에서 결혼, 연애 강좌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2일 중국인구보(中國人口報)는 "대학은 사랑과 결혼 교육의 주된 장이 돼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젊은이들의 결혼 기피와 출산율 하락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이 학생들에게 결혼과 연애를 가르쳐야 한다는 제언이 해당 기사의 주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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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영매체 “대학에서 사랑 교육 진행해야” 주장
연애 결혼 교육 받지 못해 관계 형성에 어려움
중국 젊은이들 “문제 상황 제대로 인식 못한 것”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에서 한 남자가 아이를 안고 걸어가는 모습. AP연합뉴스
[서울경제]

중국의 한 관영매체가 자국의 저출산 문제 대책으로 대학에서 결혼, 연애 강좌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현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사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은 해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2일 중국인구보(中國人口報)는 “대학은 사랑과 결혼 교육의 주된 장이 돼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젊은이들의 결혼 기피와 출산율 하락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이 학생들에게 결혼과 연애를 가르쳐야 한다는 제언이 해당 기사의 주된 내용이다. 1987년에 창간된 인구보는 중국 의료·보건 업무를 총괄하는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서 발행하는 신문이다. 국가 인구정책을 홍보하고 출산 전후 관리, 교육 관련 지식을 알리는 데 초점을 둔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신문은 대학생 56.9%가 연애를 기피하고 있다는 최근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하면서 시작한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학업과 연애 사이에 시간을 균형 있게 배분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 문제의 이유라고 진단했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연애 교육을 받는 데는 학생들 간 편차가 크고 대학생들의 관계 인식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신문은 또 설문 조사 결과 학생의 82%가 학교에 결혼·연애 수업이 없다고 답했다. 2.5%만이 관련 수업을 수강했고 66%는 대학에서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 받는 데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학생들이 교육받는 장이자 연애하는 주요 장소인 대학이 결혼 교육의 교두보이자 주된 진지의 역할을 하고 결혼·연애 교육과정을 개설, 학생들의 결혼과 연애 교육을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과목을 대학 선택 과목 커리큘럼에 통합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방식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교육 모델을 활용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제안은 중국의 기록적인 결혼 기피와 출산율 감소에 대한 대응책으로 여겨진다. 실제 중국에서 올해 들어 9월까지 결혼에 성공한 커플은 475만 쌍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 감소했다. 이에 최근 수년간 우한대, 샤먼대, 톈진대 등 여러 학교에서 ‘결혼과 사랑’, ‘사랑의 심리학’, ‘사랑의 사회학’ 등의 수업을 열고 있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절망적이고 잘못된 대책”이라고 지적한다. 중국의 저출산 문제가 단순하고 원시적인 해결책보다는 포괄적인 대책을 필요로 하는 복잡한 사회적 문제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즉 경제 둔화와 높은 청년실업률,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 긴 노동시간 등 근본적이고 종합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실제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실업문제부터 해결해라”, “취업도 못하고 졸업해 백수인데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라니, 이건 무슨 형벌인가”라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고등학생 때는 데이트도 하지 말라더니 대학에 가자마자 결혼하라고? 아이를 낳지 않으면 졸업도 못 하게 되려나”,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올바른 접근방식이다. 다들 살기 어려운데 연애하고 싶은 생각이 들겠나” 같은 지적도 나왔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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