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태 후 텔레그램 설치 4배로 늘어
사용자도 하룻밤 새 12% 증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텔레그램 메신저의 신규 설치 건수가 크게 늘어났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출신 파벨 두로프가 2013년 출시한 앱으로, 보안성이 뛰어나고 서버에 기록이 남지 않는다. 비상계엄을 계기로 혹시 모를 통신 검열과 국내 메신저 서비스 중단을 우려한 이들이 텔레그램에 대거 가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 애플과 안드로이드의 앱 마켓에서 텔레그램 신규 설치 건수는 4만576건으로 전날(9016건)의 4.5배로 늘었다. 특히 계엄 선포 직후 1시간여 동안 집중적으로 신규 설치가 이뤄졌다. 텔레그램은 그날 메신저 부문 전체 신규 설치의 47%를 차지했다. 회사원 최모(37) 씨는 “한밤중 갑작스럽게 계엄령이 내려지고 네이버나 다음 등 국내 플랫폼 접속 장애가 이어지면서 불안한 마음에 급하게 외국 메신저를 찾다가 텔레그램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계엄에선 불심검문이나 무작위 검열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에 텔레그램을 찾는 이들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자신의 메신저 기록을 없애기 위해 기존 텔레그램 계정을 지우고 새로 설치한 이들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텔레그램 신규 설치는 4일에도 3만3323건에 달했다. 5일과 6일에는 각각 1만329건, 1만2706건으로 메신저 분야 신규 설치 건수 1위를 기록했다. 텔레그램 이용자 송모(43)씨는 “지인이 새로 가입했다는 알림 메시지가 하루 십여 통 왔는데, 처음 겪은 일”이라고 했다.
텔레그램을 실제로 사용한 이용자 수를 나타내는 일일 활성 이용자 수(DAU)도 3일 152만3970명으로 전날 대비 약 12% 늘어났다. 텔레그램의 DAU는 4일 146만2264건, 5일 139만183건으로 평상시 수준으로 서서히 줄어들었다. 비상계엄이 4일 새벽 해제되면서 이용자들이 다시 기존 메신저로 돌아간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텔레그램은 뛰어난 암호화 기술로 전 세계 7억명의 이용자가 가입해 있다. 메시지를 주고받는 모든 과정이 암호화돼 서버에서도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이런 보안성 때문에 딥페이크(인공지능을 이용한 진짜 같은 가짜 콘텐츠) 범죄에 이용돼 사회적 문제가 됐다. 마약·밀수 등 범죄에 텔레그램이 악용되는 사례가 늘자, 프랑스 정부는 지난 8월 범죄 방조와 가짜 정보 유통 방치 등의 혐의로 설립자 파벨 두로프를 체포했다. 이후 텔레그램은 범죄 관련 정보를 각국 수사 기관에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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