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국왕에게 노벨문학상 메달 받은 한강…환희와 품격의 시상식 블루 카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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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간 11일 오전 0시 스웨덴 스톡홀름의 랜드마크인 콘서트홀.
약 1500명의 청중과 전 세계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2024 노벨상 시상식이 열렸다.
"친애하는 한강 작가, 스웨덴 아카데미를 대신해서 2024년 노벨문학상에 대해 가장 따뜻한 축하를 전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이제 앞으로 나와서 상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시상식은 약 1시간 정도 소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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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간 11일 오전 0시 스웨덴 스톡홀름의 랜드마크인 콘서트홀. 약 1500명의 청중과 전 세계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2024 노벨상 시상식이 열렸다.
시상식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평화상을 제외하고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 문학상, 경제학상의 순서로 진행됐다. 각 부문의 소개를 맡은 연사가 수상자와 업적을 소개하고, 스웨덴 국왕인 칼 구스타프 16세가 시상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5개 부문 총 11명의 수상자 중에 여성은 한강 작가가 유일했다.
검은색 이브닝 드레스를 입은 한 작가가 블루 카펫이 깔린 무대 위로 등장한 것은 시상식이 시작되고 약 40분 뒤. 이에 앞서 스웨덴 한림원 종신위원인 엘렌 맛손 작가가 스웨덴어로 소개 연설을 했다.
“한강의 글에는 흰색과 빨간색이라는 두 가지 색상이 만납니다. 흰색은 그의 많은 작품 속에 내리는 눈이자 동시에 슬픔과 죽음의 색입니다. 빨간색은 삶을 상징하지만 또한 고통, 피, 칼에 찔린 깊은 상처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한강의 목소리는 매혹적으로 부드러울 수 있지만 형언할 수 없는 잔혹함, 돌이킬 수 없는 상실도 말합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2014)에 대한 가슴 시린 헌사라고 할 수 있다. 문학상 수상자를 소개하는 연설답게 시적인 표현들이 귀에 날아와 박혔다.
한편의 문학 작품 같은 연설은 계속됐다.
“2021년 작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눈은 살아 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 그리고 그 사이를 떠다니며 아직 어느 범주에도 속하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서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듭니다. 소설은 눈보라 속에서 펼쳐지며, 그의 기억을 조각조각 모으는 동안 소설 속 자아는 시간의 층을 미끄러지며 죽은 자의 그림자와 상호 작용하고 그들의 지식으로부터 배웁니다. 왜냐하면 (소설은) 궁극적으로 지식과 진실을 찾는 것에 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 작가의 최근작으로 제주 4·3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별하지 않는다’에 대한 감상이다. 역시 깊은 찬사로 흘러넘쳤다.
이윽고 맛손 작가 연설의 마지막 대목에 이르렀다. 영어로 호명했다.
“친애하는 한강 작가, 스웨덴 아카데미를 대신해서 2024년 노벨문학상에 대해 가장 따뜻한 축하를 전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이제 앞으로 나와서 상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한 작가는 자리에서 일어나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으로부터 메달과 노벨상 증서를 받아들고 환하게 미소 지었다. 시상식장에 모인 청중들은 환호와 격려, 존경의 기립박수를 쳤다.
이어서 로열 스톡홀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오보이스트이자 작곡가 루스 깁스의 ‘암바르발리아’가 흘러나왔다. 깁스는 1950∼1960년대 남성 중심의 클래식계에서 여성으로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암바르발리아’는 깁스가 1988년에 작곡한 현악곡이다. 부드럽고 따뜻한 사운드가 매우 서정적이고 목가적이다.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 작가에게 어울리는 선곡이었다.
시상식은 약 1시간 정도 소요됐다.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화려하기보다는 품위 있고 풍성했다. 시상식 중간중간 모차르트, 바그너, 쇤베르크의 클래식 명곡들이 콘서트홀을 가득 채웠다.
시상식이 종료된 후에는 스톡홀름 시청에서 수상자 만찬이 이어졌다. 수상자들은 대개 이 자리에서 수상 소감을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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