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공모’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구속...윤 대통령 수사속도

비상계엄 수사 첫 구속
범죄혐의 소명, 증거인멸 우려 고려
법원, “검찰 수사권 있다”
윤 대통령 수사 속도 전망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10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국군의날 기념 시가행진행사에서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과 초대 인사를 맞이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승환기자>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가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청구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검찰이 내란의 ‘우두머리’로 보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밤 늦게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청구된 김용현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남 부장판사는 “범죄혐의 소명정도, 범죄의 중대성, 증거를 인멸할 염려도 고려했다”고도 밝혔다.

남 부장판사는 이번 내란죄 수사와 관련한 검찰 수사권에 대해 “검찰청법 제4조 제1항 제1호 나,다목에 의해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나’목은 경찰공무원이 범한 범죄, ‘다’목은 중요범죄 및 ‘나’목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다. 검찰은 조지호 경찰청장 등이 내란 혐의 공범으로 묶여 이번 내란죄에 대해 수사권한이 있다는 입장이었는데, 법원이 이를 인정해준 셈이다.

김용현 전 장관의 구속영장에는 ‘윤 대통령과 공모해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형법상 내란죄는 우두머리(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자(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 부화수행(附和隨行)하거나 단순히 폭동에만 관여한 자(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로 처벌이 구분돼 있다. 검찰은 내란의 정점, 우두머리를 윤 대통령으로 상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김 전 장관으로부터 “포고령을 직접 작성했고, 윤 대통령과도 내용을 상의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영장심사를 앞두고 “이번 사태와 관련한 모든 책임은 오직 저에게 있다”며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실제 오후3시부터 남천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진행하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검찰 특수본은 영장발부 후 “앞으로 관련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엄정하게 수사해 이번 내란 사태의 전모를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수본은 10일 여인형 방첩사령관을 소환조사한 데 이어 군 관계자를 향한 전방위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후 최종적으로 윤 대통령이 조사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