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믿었고, 사령관은 배신했다…실패한 '그들만의 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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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이 사전에 모의 됐다는 군 내부의 폭로가 10일 연이어 제기됐다.
김 전 장관이 '계엄'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지시의 내용으로 계엄과 같은 상황을 준비하라는 것을 추정했다는 것이 곽 전 사령관의 증언이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지시 하달' 이틀 만에 계엄을 전격 선포한 데에는 1~3일 사이 특전사령관과 방첩사령관의 '휘하에 지시를 전달해 준비를 했다'는 허위 보고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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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이틀 전 명령 하달에도 실패…사령관들, 상부에 '허위 보고' 가능성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12·3 비상계엄'이 사전에 모의 됐다는 군 내부의 폭로가 10일 연이어 제기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계엄의 '성공'을 확신한 데는 계엄군 지휘관들이 상황을 잘 준비했을 것이라는 '오판'이 배경에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비상계엄 준비 명령이 발표 이틀 전인 1일에 하달됐다는 사실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에서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의 '양심고백'으로 공개됐다.
곽 전 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12·3 비상계엄 이틀 전인 1일에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더불어민주당사, 여론조사 기관인 '꽃'을 장악할 준비를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이 '계엄'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지시의 내용으로 계엄과 같은 상황을 준비하라는 것을 추정했다는 것이 곽 전 사령관의 증언이다.
곽 전 사령관은 이후 계엄 당일엔 윤 대통령으로부터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 의원들을 끄집어내라' '의사정족수를 채우지 못하게 막아라'라는 지시를 직접 받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도 사전에 계엄 지시를 받은 정황이 있다.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은 계엄 당일 계엄 선포 30분 전에 사령관이 '들어오라'는 지시를 해 본부로 들어갔고, 사령관이 윤 대통령의 담화를 TV로 시청 중인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김 단장은 이후 사령관으로부터 국회의원 및 정치인 14명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고 '사복 체포대' 49명을 구성해 국회로 파견했다고 증언했다.
이같은 증언을 종합하면 특전사는 주요 시설·현장 장악 및 국회의 표결 저지, 방첩사는 국회의원 등 주요 인물을 체포하라는 명령을 사전에 전달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들 사령관이 해당 지시를 휘하 지휘관들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곽 전 사령관은 국회 증언에서 "1일에 받은 지시를 휘하 여단장들에 전달하지 않았다"라며 "이들이 나중에 법적 처벌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해서"라는 취지로 증언했다. 사전에 계엄의 위법성을 직감했고, 상관인 국방부 장관이 지시한 수준의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계엄 당일 자다가 급하게 나왔다는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의 증언 역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사전에 파악한 내용'을 휘하에 전달하지 않은 정황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지시 하달' 이틀 만에 계엄을 전격 선포한 데에는 1~3일 사이 특전사령관과 방첩사령관의 '휘하에 지시를 전달해 준비를 했다'는 허위 보고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국회에 출동해 현장 지휘를 맡은 김현태 특전사 707특임단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곽 사령관으로부터 '무리하지 말아라'라는 지시를 받았고,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안 채택으로 상황이 종료된 뒤 사령관이 '안도'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직 상황을 확언하기 어려운 것은 이번 계엄에 투입된 사령관들의 진술이 수시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솔직한 고백'인지 '면피'를 위한 말 바꿈인지는 수사기관에 판단을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이 계엄 당일 현장 상황을 '직접 지휘'한 정황이 나온 것은 향후 수사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내란죄 혐의 적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수사 과정에서 곽 전 사령관이 증언한 윤 대통령의 지시의 구체성·명확성도 추가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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