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경찰국 경비 1억 '전액 삭감'…이재명표 지역화폐 '0원'

강지은 기자 2024. 12. 10.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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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행안부 예산 72조840억, 국회 본회의 의결
'헌정 사상' 야당 단독 감액안 의결에 32억 삭감
"납득 어렵다"에도…경찰국 기본 경비 1억 삭감
지역사랑상품권, 증액 불발…'추경' 반영 가능성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18차 본회의에서 2025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 가결을 선언하고 있다. 2024.12.10.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의 내년도 기본 경비 1억원이 전액 삭감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역점 정책인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예산은 2017년 도입 이후 처음으로 '0원'으로 편성됐다.

10일 행안부에 따르면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2025년도 행안부 소관 예산 72조840억원이 의결됐다.

이는 당초 행안부가 편성한 예산(72조872억원)보다 32억원 가량 줄어든 것이다. 올해 본예산(72조4473억원)보다도 3633억원 적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677조4000억원 중 4조1000억원 감액한 673조3000억원을 민주당 등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싸고 여야 간 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것이다. 예산 증액은 정부 동의가 필요하지만, 감액은 국회 단독으로 할 수 있다.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야당 단독으로 감액해 처리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에 따라 행안부 소관 예산도 증액 없이 32억원 가량 감액됐다.

이 중 눈에 띄는 것은 행안부 내 경찰국 기본 경비다. 당초 정부는 관련 예산으로 1억원을 편성했으나, 전액 삭감됐다. 경찰국은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이 중점 추진해 2022년 8월 신설된 조직이기도 하다.

앞서 이 전 장관은 야당이 단독 처리한 감액 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것으로 알려지자 지난 2일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갖고 "1억원 정도 편성된 경찰국 기본 경비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전액 삭감됐다"며 강한 유감을 표한 바 있다.

그는 "경찰국 기본 경비는 사무용품 구입비, 공무원 여비, 특근 매식비 등 조직을 운영하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가장 기본적인 예산"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록 소액이지만 조직 운영 기본 경비를 전액 삭감한 것은 합리적인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며, 더 나아가 국가의 필수 기능 수행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결국 삭감된 것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서비스개방(19억원), AI 기반 안전신고 정보 기술개발(5억4000만원), 행정 정보화 지원 및 관리 조정(1억원), 국민통합위원회 운영(5억4000만원), 대일 항쟁기 강제동원 조사 지원 및 운영(5000만원) 등도 삭감됐다.

임실지역 노인층에게 지급되는 이·미용 전용 임실사랑상품권. *재판매 및 DB 금지


행안부 예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지방교부세는 67조385억원으로 정부안을 유지했다. 지방교부세는 내국세 수입 중 일정 비율(19.24%)을 떼어 내 지방에 주는 재원으로, 지자체 재정에서 큰 몫을 차지한다.

이 밖에 지방소멸대응기금(1조원), 빈집정비지원(100억원), 재해위험지역정비(8742억원), 재난대책비(3600억원), 침수우려 하상도로 자동차단시설(60억원), 중앙행정기관 등 노후장비 통합구축(1733억원) 등도 정부안과 같다.

내년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은 편성되지 않았다. 지역사랑상품권은 2017년부터 지방자치단체가 '지역화폐' 등의 이름으로 발행하고 있는 것으로,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때부터 역점을 둬 '이재명표 예산'으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행안부는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3년 연속 편성하지 않았다. 소비 진작 효과가 미흡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데다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은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정부 사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여야 합의로 지난해 예산은 3500억원, 올해는 3000억원 증액됐는데, 내년 증액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지역사랑상품권 3000억원을 포함해 3조4000억원 예산 증액을 민주당에 제안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다만 내년도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이 다시 반영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과 경제 회복을 위해 증액에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추후 추경(추가경정예산) 등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kangzi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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