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내란 직접 지휘 속속 확인…야당 “이행했다면 유혈사태”

곽희양·정희완·김상범 기자 2024. 12. 10.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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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군 지휘관들 증언
눈 질끈 감은 특전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성동훈 기자
여인형 “수방사 벙커에 정치인 구금 가능 시설 확인” 명령
김용현, 선관위 등 6곳 봉쇄 지시…민주당사 포함 첫 확인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 지휘관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반헌법적 계엄을 사전에 준비했고 국회의원 투표 저지 등을 직접 지시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병력을 동원한 국회 기능 마비 시도 등 내란의 주범이 윤 대통령임이 확인된 것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내고 탄핵 여론도 더욱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곽종근 당시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윤 대통령이 전화해 “‘의결 정족수가 아직 안 채워진 거 같다. 빨리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해당 전화를 받은 시점은 “(지난 4일) 0시30분부터 0시40분 어간”이라고 말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무력을 동원해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 표결을 막으라고 지시했다는 의미다. 박범계·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곽 전 사령관이 윤 대통령 지시를 이행했다면 유혈 사태가 벌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헌법 또는 법률에 정한 계엄의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헌법과 국회법이 정하는 국회 또는 국회의원의 기능을 소멸시키고자 하는 행위’는 내란죄 구성 요건인 국헌문란에 해당한다. 윤 대통령이 내란 수괴라는 것을 증명하는 증언인 셈이다.

계엄군이 정치인 구금을 준비한 것도 드러났다. 김대우 당시 방첩사 수사단장은 비상계엄 당시 정치인 등에 대한 “구금시설 관련 지시와 체포 관련 지시는 여인형 당시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직접 받았다”고 밝혔다. 김 전 단장은 “처음 지시는 수도방위사령부 B-1 벙커 안에 구금할 수 있는 시설이 있는지 확인하라는 것이었다”고 했다. 군 인사를 통해 정치인 체포 지시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상호 당시 정보사령관은 북파공작원 특수부대(HID)를 체포조로 운영했다는 의혹에 대해 “소집을 일부 했다”면서도 “특정 임무를 부여한 것은 아니고, 극소수 일부로 포함이 됐던 사항”이라고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이 선포되기 이틀 전인 지난 1일 비상계엄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곽 전 사령관은 “최종 (계엄) 임무를 받은 것이 12월1일 일요일이었다”며 “국방부 전 장관(김용현)으로부터 비화폰으로 통화하면서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전에는 김 전 장관이 “반국가 세력을 척결해야 한다”는 식으로 힌트를 줬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일부 군 지휘부를 통해 계엄을 사전에 준비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 1일 김 전 장관으로부터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3곳, 민주당 당사, 여론조사꽃(방송인 김어준씨가 설립한 여론조사기관) 등 6곳을 확보하고 봉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당사가 작전지역에 포함됐다고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다른 계엄군 지휘부도 사전에 곽 전 사령관과 마찬가지로 계엄 계획을 인지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경민 당시 국군방첩사령부 참모장은 “(계엄 선포) 담화 전에 기미는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 등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전부터 작전을 준비했던 정황은 또 있다. 김 전 장관으로부터 지난 3일 오전 10시부터 11시 사이에 “해당 주에 야간 임무를 부여할 수 있으니 1개팀 정도 편성해서 대기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문 전 사령관은 “첫 지시 이후 ‘과천정부청사 인근에 21시 어간에 대기할 수 있게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정성우 당시 방첩사 1처장은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서버를 확보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방첩사 법무관들의 반대에 부딪혔다고 밝혔다. 정 전 처장은 선관위 서버 확보를 “여인형 전 사령관이 구두지시했다”고 말했다.

국회 등에 투입된 병력은 총 1191명이었다. 수방사 예하 군사경찰단과 제1경비단 211명, 특전사 예하 제1공수여단 277명, 제3공수여단 231명, 제9공수여단 211명, 707특수임무단 197명이었다. 여기에 체포조로 활동했던 방첩사령부 49명과 선관위에 갔던 정보사령부 8명, HID 7명이다. 제13공수여단과 제7공수여단도 출동 대기를 하고 있었다.

곽희양·정희완·김상범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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