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검열 우려에 "텔레그램으로"…'디지털 망명' 급증
"대화 내용 감시당할 수 있다" SNS에 불안감 퍼져
[앵커]
계엄 사태 이후 메시지 하나 보낼 때도 혹시나 감시당하는 건지 아닌지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많아졌습니다. 실제 텔레그램 사용자가 평소 때보다 급증했다고 하는데 이른바 디지털 망명을 결심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일 밤 :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밤 10시 반, 불과 한 시간 여 만에 텔레그램 메신저를 새로 설치한 사람은 4만 명이 넘었습니다.
국내 한 데이터플랫폼 기업의 분석 결과인데요.
하루 전 같은 시간과 비교할 때 4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그 이후에도 텔레그램 신규 설치는 평소 가입자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계엄령 선포 직후엔 트래픽이 폭증하면서 네이버에선 카페 댓글 작성이 제한되고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선 국민 메신저라 불리는 카카오톡 접속이 막히거나, 대화 내용이 검열 당할 거란 불안감도 퍼졌습니다.
한때 웹사이트가 차단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일시적으로 접속 규제를 우회할 수 있는 VPN 앱들이 검색 순위권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텔레그램은 안전하다. 카카오톡은 나중에 다 털릴 수 있다고. 지금 계엄령 내려졌는데 잡혀가는 거 아니냐. (메신저로) 정치 이야기하지 말아라.]
상대적으로 보안성이 좋다고 알려진 텔레그램은 대화 기록도 남지 않아, 정치권이나 관가, 재계에서도 많이 사용돼 왔습니다.
[김승주/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예전에 국내 메신저인 카카오톡 압수수색 논란이 있을 때도 디지털 망명이 있었죠. (계엄 사태로) 외국에 서버가 있고, 또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의 법 집행력이 미치기 어려운 그런 텔레그램으로 망명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태가 진화되기 전까진 뜬금없는 계엄에 놀란 디지털 이용자들의 망명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황현우 / 영상편집 홍여울 / 영상디자인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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