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점' 내란 혐의 법원 첫 판단... 김용현 영장에 담긴 내용은

정준기 2024. 12. 1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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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불법계엄 사태' 수사의 핵심 줄기인 내란 혐의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구속 여부를 놓고 법원에서 첫 판단을 받게 됐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윤석열 대통령이 사실상 내란 수괴(우두머리)라는 취지로 김 전 장관과의 공모 정황을 적시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8일 새벽 검찰에 자진 출석한 김 전 장관을 긴급체포한 뒤, 보강 수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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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尹 지시로 국헌 문란 목적 폭동'
사실상 尹이 수괴, 군경 지휘부도 공범
김용현, 영장심사 불출석 "부하 선처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불법계엄 사태' 수사의 핵심 줄기인 내란 혐의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구속 여부를 놓고 법원에서 첫 판단을 받게 됐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윤석열 대통령이 사실상 내란 수괴(우두머리)라는 취지로 김 전 장관과의 공모 정황을 적시했다. 김 전 장관은 부하 장병들에게 선처를 요청하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포기했다.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0일 내란 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전 장관 구속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심문 기일을 열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8일 새벽 검찰에 자진 출석한 김 전 장관을 긴급체포한 뒤, 보강 수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장관에게 적용된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는 형법 87조에 규정된 내란죄 항목 중 2호에 해당한다. 내란죄는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경우' 적용된다. 해당 조항 1호에선 우두머리, 2호에선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자, 3호에선 '부화수행'(줏대 없이 다른 사람 주장에만 따라서 그가 하는 짓을 따라 행동함)하거나 단순히 폭동에만 관여한 자에 대한 형량을 규정하고 있다.

검찰이 김 전 장관에게 '2호'를 적용한 건 사실상 윤 대통령을 1호, 즉 내란 수괴로 본 셈이다. 김 전 장관은 3일 비상계엄 선포 전 윤 대통령에게 계엄령을 건의하고, 이후 윤 대통령 지시를 받아 군과 경찰 지휘부에 국회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 침투, 정치인 등 유력 인사 체포를 지시하면서 작전을 진두지휘했다.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도 김 전 장관이 윤 대통령 지시를 받아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는 취지의 내용이 적시됐다.

검찰은 경찰과 무장 계엄군의 국회 및 중앙선관위 침투, 정치인 체포 시도 정황들을 영장 청구서에도 담았다. 검찰은 특히 군경의 국회 진입 및 통제가 무력으로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을 막기 위한 시도였다고 보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체포되기 직전에 '국회 진입은 표결 방지 목적'이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는데, 검찰 조사에서도 비슷한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장관 지시를 받아 작전을 지휘한 군경 지휘부 역시 사실상 내란 혐의 공범으로 적시됐기에 향후 강도 높은 수사가 예상된다.

김 전 장관은 이날 방어권 행사를 포기하고 영장심사에 불출석했다. 변호인도 출석하지 않았고, 서면 의견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김 전 장관은 입장문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큰 불안과 불편을 끼쳐드려 깊이 사죄드린다"면서 "이번 사태와 관련한 모든 책임은 오직 저에게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부하 장병들은 제 명령과 주어진 임무에 충실했을 뿐"이라며 "이들에게는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피의자가 불출석하면서 영장심사에선 검사들만 출석해 재판부에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고, 심사는 20분 만에 끝났다. 검찰은 윤 대통령과 군경 지휘부 등의 공모 혐의에 대한 수사 필요성, 김 전 장관의 도주 우려 및 증거인멸 우려를 언급했다. 김 전 장관은 계엄 해제 이후 수차례 휴대폰을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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