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래소 입성한 '무브먼트' 코인…유동성 부족에 가격 급등락(종합)
코인원 9일 상장…5분 만에 99% 폭락
업비트·빗썸, '유동성 확보' 위해 상장 연기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무브먼트(MOVE) 코인이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등 국내 3대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에 입성했다. 당초 3대 거래소에 같은 날 상장 예정이었으나, 유동성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락하면서 업비트와 빗썸은 상장을 하루 연기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등은 전날 각 사 홈페이지를 통해 무브먼트를 같은 날 상장하겠다고 공지했다. 코인원은 전날 오후 8시, 업비트와 빗썸 등은 전날 오후 9시 상장을 예고했다. 3대 대형 거래소 동시 상장은 지난 7월 레이어제로 이후 5개월 만이다.
하지만 코인원만 예정대로 상장을 진행하고, 업비트와 빗썸 등은 전날 오후 8시 50분께 상장을 1시간 연기한 뒤 최종적으로 잠정 연기한다고 다시 공지했다.
이후 업비트와 빗썸 등은 당초 공지한 시간보다 13시간 30분 지난 이날 오전 10시 30분 무브먼트를 상장했다. 무브먼트는 현재 3대 거래소에서 모두 거래되고 있다.
업비트와 빗썸 등이 연기한 배경은 유동성 부족 때문으로 분석된다. 무브먼트를 전날 먼저 상장한 코인원에서 유동성 부족으로 가격 급등락 현상이 나타나자 유동성 확보를 위한 시간을 마련한 것이다.
실제로 전날 무브먼트는 코인원에 오후 8시 200원대 상장됐다가 3분 만에 99만85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다시 5분 뒤 5000원대로 추락했다. 고점에서 매수했다면 99% 이상 손해를 본 셈이다. 업계는 이를 거래소에 할당된 물량이 한정된 상황에서 매수세가 대거 몰린 탓으로 보고 있다.
무브먼트는 이날 오후 4시 10분 현재 3대 거래소에서 모두 1500원대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시세와 일치하는 가격대다. 국내 시장에 유동성이 다시 유입되면서 가격이 안정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날 오전 업비트와 빗썸 등에서 상장된 직후에는 이른바 상장빔(상장 후 급등)을 쏘며 4500원대까지 뛰기도 했다.
최근 국내 거래소들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당선 이후 가상자산 상승장이 시작되면서 상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실제로 빗썸과 업비트의 지난달 상장 건수는 상반기 대비 5배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이 최근 상승장 이후 같은 날 상장을 예고한 종목은 무브먼트가 처음이다. 국내 투자자가 주목한 투자 포인트다.
그간 국내 거래소 동시 입성은 상장빔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7월 하반기 유망 코인 선점 수요를 흡수한 레이어제로는 업비트·빗썸 등에 동시 상장된 이후 100% 가까이 뛰었다.
레이어제로에 앞서 동시 상장된 수이와 세이 역시 지난해 국내 거래소에 동시 상장된 이후 200% 넘게 상승한 바 있다.
국내 가상자산 리서치 기업 임원은 "비트코인이 10만달러를 넘으며 호황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대형 거래소들이 동시에 상장한다는 사실 자체로 매수세가 강력하게 유입될 수 있다"며 "최근 알트코인 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 역시 신규 상장 코인에 대한 매력도를 높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무브먼트 특징이 업계 테마를 이끌 수 있는 점도 관심을 끈다. 무브먼트는 이더리움 기반 레이어2 블록체인 네트워크다. 레이어2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의 고질적 한계로 꼽혔던 확장성(속도)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테마다.
코인베이스 산하 코인베이스벤처스는 "올해는 이더리움 확장성을 높여주는 이더리움 기반 레이어2에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밝혔다.
무브먼트는 기존 레이어1 블록체인과 상호 운용성도 꾸리고 있다.
주요 레이어1 블록체인 플랫폼인 앱토스는 지난 3월 "상호운용성을 위해 이더리움 레이어2 무브먼트와 함께 통합, 무브먼트와 앱토스 간 상호작용이 원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무브먼트와 연결함으로써 이더리움 가상머신(EVM) 프로토콜과 유동성, 사용자를 앱토스와 무브먼트에 장착할 수 있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