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x봉준호 감독님, 임영웅이 목소리를 왜 내냐 묻네요? [Oh!쎈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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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가수'로 불리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사랑을 받고 있고, 평소 통 큰 기부와 올바른 신념 덕에 팬들의 자부심으로 불렸던 임영웅.
그는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반려견 사진을 올렸다가 한 누리꾼이 "이 시국에 뭐하냐. 위헌으로 계엄령 내린 대통령 탄핵안을 두고 온 국민이 모여있는데 목소리 내주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정말 무신경하네요. 앞서 계엄령 겪은 나이대 분들이 당신 주 소비층 아닌가요"라고 DM을 보내자 이 같이 발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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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소영 기자] “뭐요”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
‘국민 가수’로 불리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사랑을 받고 있고, 평소 통 큰 기부와 올바른 신념 덕에 팬들의 자부심으로 불렸던 임영웅. 하지만 좌인지 우인지, 파랑인지 빨강인지 밝히길 기다린 건 아니었다. 그저 어지러운 시국 속 행동하는 팬들을 위한 격려를 기대했을 뿐.
그러나 임영웅은 제대로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반려견 사진을 올렸다가 한 누리꾼이 “이 시국에 뭐하냐. 위헌으로 계엄령 내린 대통령 탄핵안을 두고 온 국민이 모여있는데 목소리 내주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정말 무신경하네요. 앞서 계엄령 겪은 나이대 분들이 당신 주 소비층 아닌가요”라고 DM을 보내자 이 같이 발끈했다.
목소리를 내는 것도,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도 그의 자유겠지만 변명이 너무 유치했다. “뭐요”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니. 정치인만 정치적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일차원적인 발상이 놀라울 따름이다. 여의도나 광화문 등지에는 정치인이 아닌 일반 시민들의 목소리가 가득한 요즘인데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비상계엄을 통해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자유 대한민국을 재건하고 지켜낼 것"이라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비상계엄은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무려 45년 만이다.
이에 국회는 급히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의 기습 비상계엄에 대한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재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으며 국회의장실은 "계엄해제 결의안 가결에 따라 계엄령 선포는 무효"라고 밝혔다. 국회에 들이닥친 계엄군들은 물러났고 현장에는 환호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넘실댔다.
지난 7일 국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내란범으로 규탄하며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됐다. 그러나 여당인 국민의 힘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 전 투표를 거부하며 본회의장을 떠났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부결됐으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재석 의원 200명을 채우지 못해 자동 폐기됐다.
이에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을 비롯한 전국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시위와 촛불 집회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스타들 역시 앞다투어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혼란한 상황 속 소신을 드러내고 있다. 단순히 여당 혹은 야당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아니라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한 행동들이다.
특히 지난 8일 81개 단체·3007명의 영화인들은 “인문학적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아무리 영화적 상상력을 동원해도 망상에 그칠 법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 것”이라며 “대통령이라는 직무에서 내려오게 하는 것이 민주공화국을 지키기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파면 구속하라고 주장하는 이들 가운데엔 박찬욱 감독, 봉준호 감독, 장준환 감독, 변영주 감독, 정지영 감독, 문소리 배우, 조현철 배우 등이 속해 있다. 임영웅의 논리에서 벗어나 정치인이 아닌 이들도 가감없이 현실을 규탄하고 올바른 사회 정립을 위해 힘을 보태고 있는 셈이다.
무책임하게 “뭐요”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고 말한 주체가 임영웅이라 더욱 실망스러울 따름이다. 임영웅은 그동안 팬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착한 청년이었고 사회 곳곳에 통 큰 기부금을 쾌척하는 고마운 스타였다. 그런 그가 투표장에서 벗어난 국회의원들처럼 무책임하고 무지성한 신념을 드러내다니.
가만히 있었으면 절반을 갔을 터. '국민 히어로' 임영웅의 대응이 두고두고 아쉽다.
/comet568@osen.co.kr
[사진]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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