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사업재편 좌초… 계엄 여파에 분할·합병 '올스톱'(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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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여파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가 추진했던 두산밥캣 분할합병안이 무산됐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가 추진했던 두산밥캣 분할합병안이 무산됐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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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는 자사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로 넘기는 분할 합병안을 의결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10일 공시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가 추진했던 두산밥캣 분할합병안이 무산됐다는 의미다.
비상계엄으로 주가가 급락한 두산에너빌리티는 예상보다 큰 비용 부담을 안게 되면서 합병 실익이 사라졌다. 두산그룹은 합병안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약속된 주가에 주식을 사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식 매수 예정가액은 2만890원이었는데 10월 합병안 발표 이후 줄곧 주식 매수 예정가액을 웃돌던 주가는 지난 3일 계엄령 이후 급락하면서 이날 종가 기준 1만7180원을 기록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이날 주주서한을 통해 "주가 하락에 따른 상황 변동으로 본건 분할합병 안건의 임시주주총회 특별결의 가결요건의 충족 여부가 불확실해졌다"며 "당초 예상한 주식매수청구권을 초과할 것이 거의 확실한 상황에서 주주님들께 계속 불확실성을 남겨 두는 것보다 빠르게 의사결정을 해서 회사의 방향을 알려드리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부득이하게 12월 12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며 "부디 주주님들께서는 널리 이해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업구조 개편 재추진 가능성은 열어뒀다. 박 대표는 "현 상황이 너무도 갑작스럽고 돌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회사 역시 당장 본건 분할합병 철회와 관련해 대안을 말씀드리기는 어려우나, 추가 투자자금 확보 방안과 이를 통한 성장 가속화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통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분할·합병 무산으로 두산그룹의 신사업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해졌다. 두산그룹은 시너지 극대화와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했고 이 일환으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두산 로보틱스 간 분할 합병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앞서 박 사장은 지난 10월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사업구조 재편의 목적은, 자산의 효율적 재배치를 통해 투자 여력을 높이고, 연관 있는 사업 분야를 묶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각 사의 성장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회사 가치를 빠르게 성장시켜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분할·합병 재추진 여부에 대해 "회사 분할합병 계획에 대한 철회는 갑작스러운 대외 여건에 따른 결정으로 향후 일정에 대해 논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며 "향후 다양한 대내외 여건을 검토하고 결정되어야 할 사안이므로 정확한 답변을 드리기 위해서는 상당 시일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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