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닷새 뒤 드론사령부 화재···야당 “‘평양 무인기’ 증거인멸 시도”
12·3 비상계엄 사태 닷새 뒤인 지난 8일 국내 드론 작전을 총괄하는 드론작전사령부 창고에 화재가 발생해 일부 장비가 불에 탄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야당은 지난 10월 북한 평양 무인기 사건과 관련해 국방부가 증거를 인멸하려 한 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드론사령부는 감전으로 인한 화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에게 “이번 주말에 컨테이너 한 동에 불이 나지 않았느냐. 무슨 장비가 있었느냐”고 물었다.
김 사령관은 “그렇다. 불이 났었다”며 “저희가 갖고 있는 드론과 발사대 등 부수 장비들에 불이 났다”고 답변했다.
이어 김 의원이 “누구로부터 북한 평양에 침투하는 무인기를 띄우라고 지시받았느냐”고 물었고 김 사령관은 “그 사안은 확인해 줄 수가 없다”고 답했다.
드론사령부는 무인기 전력 및 작전을 관장하기 위해 지난해 설치된 국방부 직할 작전사령부다.
국방부도 이날 공지를 내고 “화재로 인해 드론 부수기자재가 일부 피해를 입었으며 당시 컨테이너 안에 드론 기체는 없었다”면서 “화재사고 경위를 확인 중에 있으며, 현행작전을 수행하는 데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야당은 평양 무인기 사건의 증거인멸 의도가 아니냐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국방위 현안질의에서 “드론사령부가 평양에 가는 무인기를 띄웠고, 지금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하잖느냐. 부인을 안 하고 있다”라며 “지난 일요일에 컨테이너 한 대에 들어 있던, 평양에 갔던 무인기 장비들을 불을 태워서 증거를 인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김 사령관은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 중에 있고, 불이 난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아마도 감전일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환풍기 쪽에 불이 났다는 제보가 있었다. 이 시기에 왜 거기 있는 장비에 불이 났느냐”라고 재차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박헌수 국방부 조사본부 본부장을 향해 “드론사령부는 당시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킨 부대가 확실하니 빨리 압수수색으로 증거를 확보하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10월 ‘남한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했다’는 북한 측 주장이 실제로 우리 군 작전에 따른 것이며, 이는 계엄을 앞두고 국지전을 유발하기 위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기획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방위에서 “비상계엄을 위해 북한을 자극하는 행동들이 있었다”며 “드론사령부의 무인기를 동원해 정보사가 백령도까지 가서 (드론을) 날리고, 방첩사가 이것을 기획하고 드론사령부 운영요원들이 함께 갔다는 구체적 제보가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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