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서울 재건축 단지에 ‘대공진지’ 지으라는 軍

김영주 기자 2024. 12. 10.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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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아파트 최고 35층 룰' 폐기로 인해 서울 곳곳에서 '50층' '70층'의 초고층 주거 정비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방부가 초고층 아파트 꼭대기에 대공방어 시설 설치를 요구해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10일 정비 업계와 서울 재건축 아파트 조합 등에 따르면 국방부는 최근 정비 사업 조합 여러 곳에 대공진지를 구축해야 한다는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 심의위원회(군보) 평가 결과'를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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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50·70층 주거정비 사업 ‘타격’
군 “안보상 필수, 협의사항 아냐”
조합 “단지 내 주둔 황당할 뿐”
시 “별도 타워 등 대안 필요해”

서울시의 ‘아파트 최고 35층 룰’ 폐기로 인해 서울 곳곳에서 ‘50층’ ‘70층’의 초고층 주거 정비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방부가 초고층 아파트 꼭대기에 대공방어 시설 설치를 요구해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국방부는 대공방어를 위한 필수 사안이라는 입장이지만 정비사업 조합은 사업성 저하와 주민 위험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가뜩이나 공사비 급등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으로 정비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대공진지 문제가 도심 주택 공급의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는 상업시설이 아닌 주거 시설에 전시 집중 표적이 될 수 있는 대공진지 설치는 적절치 않기 때문에 비주거 건축물에 대공진지 설치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0일 정비 업계와 서울 재건축 아파트 조합 등에 따르면 국방부는 최근 정비 사업 조합 여러 곳에 대공진지를 구축해야 한다는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 심의위원회(군보) 평가 결과’를 통보했다.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에 따르면 대공방어협조구역 내에서 위탁고도(77∼257m) 높이로 건축할 경우 군보 심의 결과를 반영해 건축 허가를 받아야 한다.

조합 측은 사업성 저하와 단지 내 군 주둔으로 인한 생활 불편, 유사시 적의 타격 위협에 1차로 노출되는 위험 등을 감수해야 한다며 반발 중이다. 조합과 서울시 등의 취재를 종합하면 군이 요구한 대공진지는 포대와 탄약고를 설치할 공간뿐만 아니라 남녀 장교가 분리돼 생활할 수 있는 별도의 샤워실과 화장실, 식당 등 생활관 등도 포함하고 있다. 정비 업계는 대공진지 설치 비용을 최소 수백억 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59층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초구 진흥아파트 조합 관계자는 “우리뿐만 아니라 70층 이상으로 짓는 압구정, 49∼50층으로 짓는 고층 단지들이 모두 해당일 텐데 불이익만 많고 비용도 다 부담하라고 하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도봉구 창동 상아1차 재건축추진위 위원장은 “안 그래도 분담금 때문에 사업이 어려운데 주민들이 돈도 내고 군인들이 아파트 단지에 주둔한다고 하니 주민들이 싫어한다”고 말했다. 도봉구 쌍문한양1차 조합 추진위는 “국방부에서 하는 일이라 거부하면 구역 지정 자체가 안 될 텐데, 대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시는 국가안보 사항인 탓에 향후 어느 정비사업들이 이 같은 요구를 받을지 사전에 알 수는 없으나 상대적으로 위탁고도가 낮은 강북 지역의 정비사업 현장들이 그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고층 주거 시대가 열리면서 어쩔 수 없는 문제일 텐데 조합원들이 해당 부담을 다 떠안기보다는 기부채납으로 간주해 임대주택을 줄여준다든지 하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주·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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