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최고위 붕괴 시나리오’ 가동? 한동훈, 제2의 이준석 되나

구민주 기자 2024. 12. 10. 11:3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친윤, 집단 사퇴로 최고위 무너뜨릴까…‘친한’ 장동혁 설득 중
장동혁 “尹 탄핵 시 최고위원 사퇴”…韓과 공개 충돌설도
친윤, 14일 가결 시 ‘탄핵 막지 못한 대표’로 책임론 전망도
당 중진, 원내대표로 권성동 추진…韓 축출→권한대행 갈 수도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왼쪽 세번째)가 12월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위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내 친윤(親윤석열)계가 한동훈 대표를 끌어내리고 친윤 중심의 당 재구성 시나리오를 본격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헌·당규상 최고위원 4명이 동시 사퇴할 시 '한동훈 지도부'가 붕괴되는 점을 이용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대통령 탄핵을 두고 한 대표와 충돌한 것으로 전해지는 친한(親한동훈)계 장동혁 최고위원의 사퇴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윤계에선 여전히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부결을 주장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여당에 전권을 위임한 상황에서 이들이 당을 다시 장악할 경우, 사실상 국정을 대리 운영 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당내에선 친한계와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을 중심으로 오는 14일 탄핵소추안 '찬성' 움직임이 빨라지는 분위기다. 14일 윤 대통령의 탄핵이 가결될 경우 친윤계는 한 대표 책임론을 키워 사퇴를 요구할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 탄핵을 막지 못한 당 대표'라는 이유다.

친윤계는 14일 탄핵의 가·부결과 관계없이 '한동훈 지도부'를 끝내고 새로 선출될 원내대표를 통해 당을 다시 주도하겠다는 시나리오를 가동한 것으로 읽힌다. 이들은 한 대표가 물러날 경우 당분간 권한을 대행해 당을 이끌 새 원내대표로 대표적인 친윤계 권성동 의원을 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12월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진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윤, '최고위원 4명 사퇴' 시나리오 본격 가동

당헌·당규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 및 청년최고위원 중 4인 이상의 사퇴 등 궐위' 경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현재 최고위원 중 선출직은 친윤계 3명(김재원·인요한·김민전), 친한계 2명(장동혁·진종오)으로 이뤄져 있다. 친윤계로선 지도부 붕괴를 위해 친한계에서 1명이 더 필요한 셈이다.

취재 결과, 친윤계에선 장동혁 의원의 최고위원직 사퇴를 집중적으로 설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 의원은 지난 7·23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의 '러닝메이트'로 뛰며 최고위원 후보 중 득표율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한 대표와 의견이 크게 갈렸으며 한 차례 공개적으로 충돌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실제 장 의원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본회의 표결이 있기 하루 전인 지난 6일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입장을 밝히며 "탄핵 시 최고위원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도 파악됐다.

이 말대로라면 오는 14일 윤 대통령의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국민의힘 8명 이상의 찬성 동참으로 본회의에서 가결될 경우, 장 의원은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이 때 친윤계 최고위원 세 명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책임을 이유로 동반 사퇴할 경우 자동적으로 '한동훈 지도부'는 종료된다.

실제 최근 국민의힘 일부 당원들 중심으로 '친윤계 최고위원 3명은 이미 사퇴를 결정했다. 장 의원만 사퇴하면 된다. 장 의원에게 사퇴 권유 문자를 날려주기 바란다'는 메시지가 장 의원의 휴대전화 번호와 함께 돌고 있다.

한 대표가 물러난 후 비대위가 출범하기 전까진 서열 2위인 원내대표가 사실상 당권을 모두 쥐게 된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10일 오전 국회에서 중진회의를 열고 새로운 원내대표 후보에 권성동 의원을 추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중진 회동에는 권영세·조경태·윤재옥·박덕흠·김상훈·이종배·나경원·조배숙·윤상현·박대출·이헌승·권성동 의원 등이 참여했다. 나경원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권성동 의원으로 얘기가 정리됐다"며 "지금 현재 굉장히 위중한 상황이고 즉시 일을 하실 수 있는 분은 권 의원이라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14일 윤 대통령 탄핵안이 또 한 번 부결되더라도 이들의 '한동훈 지도부 붕괴' 시나리오는 이어질 전망이다. 친윤계에선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의 '직무 정지'와 '질서 있는 퇴진'을 주장하며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협력에 나서는 모습을 두고 비토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헌법과 법률이 아닌 이상 누구도 대통령의 권한과 직무를 배제할 수 없다"며 한 대표의 '대통령 직무 정지' 주장에 반대하는 동시에, "한 대표가 마치 대통령이 된 듯 행세한다"는 반감도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에서 최고위원 4명의 사퇴로 지도부가 붕괴되는 경우는 이미 한 차례 발생한 바 있다. 2022년 이준석 대표 시절 최고위원이었던 배현진·한기호 의원과 김재원 전 의원 등이 집단적으로 사퇴하면서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 바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이 같은 친윤계의 움직임을 두고 "역사는 반복되고 인간은 똑같은 짓을 반복한다"며 "윤 대통령이 구속되면 권한대행체제를 계속 유지하며 시간을 끈다는 건데 말이 되는 전략인가. 전략이라기보다는 망상"이라고 비판했다.

친윤계는 14일 대통령 탄핵 가결을 막은 후 지금과 같은 구조로 최대한 버티며 대통령이 구속될 때까지 '권한 대행' 역할을 주도하겠다는 방침으로 보인다. 시간을 끌며 '임기 단축 개헌'을 추진하고, 1년6개월 후로 예정된 차기 지방선거와 함께 대선을 치른다는 계획이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