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다음은 여인형 방첩사령관…현역 군인 첫 피의자
홍순준 기자 2024. 12. 10. 11:15
▲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내란 혐의를 수사하는 검찰이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을 피의자로 소환했습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현역 군인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 사령관은 계엄 체제가 본격 가동됐다면 주요 인사 체포·수사를 맡는 합동수사본부를 이끌 합동수사본부장으로 지정된 사실상의 '넘버 2'로, 핵심 인물입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오늘(10일) 오전 여 사령관을 내란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습니다.
여 사령관은 현직 군인 신분인 만큼 특수본에 파견된 군검사가 조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특수본이 비상계엄 관련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것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그동안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등 현역 군 간부들을 조사했으나 모두 참고인 자격이었습니다.
긴급체포된 김 전 장관의 체포 시한 48시간 이내에 주변인 진술을 확보해야 하는 시급성 등을 고려해 우선 참고인으로 조사하고 당사자들의 혐의에 대한 조사는 뒤로 미룬 것입니다.
검찰이 어제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만큼, 그의 지시를 이행해 실제 군병력 등을 동원한 군 수뇌부 각각의 내란 혐의에 대한 조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여 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지휘를 받아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방첩사 병력과 요원을 투입하고 여야 대표 등 주요 인사를 체포하려 한 것으로 지목된 인사입니다.
김 전 장관 등과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하고 포고령 작성에 관여했다는 의심도 받습니다.
여 사령관은 계엄이 계속됐다면 계엄사 산하 합동수사본부장을 맡을 예정이었습니다.
1979년 10·26 사태로 촉발된 '서울의 봄' 비상계엄 때 당시 군 장성이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맡았던 핵심 역할입니다.
앞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계엄령 선포 직후 윤석열 대통령이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고 지시했고, 여 사령관이 우원식 국회의장, 민주당 이재명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 10여 명의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조지호 경찰청장도 비상계엄이 선포된 3일 밤 여 사령관이 이 대표 등의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고 확인했습니다.
방첩사 내부에서도 여 사령관이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지시라며 선관위 전산실 출입을 통제하고 서버를 확보하라고 명령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습니다.
검찰은 방첩사가 비상계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 어제 서울과 과천 등지에 흩어진 방첩사 사무실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인 바 있습니다.
검찰은 여 사령관을 상대로 국회와 선관위에 병력을 투입하고 정치인 등을 체포하려 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캐물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 사령관이 계엄 당시 윤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만큼,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으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도 조사할 전망입니다.
육사 48기인 여 사령관은 윤 대통령, 김 전 장관과 같은 충암고 출신으로, 비상계엄에 깊숙이 관여한 핵심 인사들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힙니다.
여 사령관은 언론에 비상계엄 선포를 사전에 알지 못했고 군인으로서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는 취지로 해명했으나, 검찰은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 즉 내란을 일으킨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홍순준 기자 kohs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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