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어른에게 “뭘 자꾸 씨부려”…빈말 못 한다는 사위, 오은영의 돌직구
‘빈말은 가식’이라며 장인어른에게도 막말하는 남편에게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솔직함과 무례함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9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는 과할 정도로 솔직한 화법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따끔 부부’가 출연했다.
장인어른이 갑자기 집에 방문하자 남편 A씨는 당황했다. A씨가 과거 장인어른에게 ‘헛짓거리’라는 발언을 했고, 다시는 보지 않을 것처럼 집을 나갔기 때문이었다. A씨는 “장인어른이 제 생각을 물어보시기에 오해하지 말고 들으시라고 한 다음 ‘전 솔직히 헛짓거리 하는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며 “그 ‘헛짓거리’에 꽂혀서 제가 그 뒤에 한 얘기는 남아있지 않다”고 항변했다.
장인어른은 식사 자리에서 A씨에게 서운했던 일을 말하기 시작했다. A씨가 용돈 봉투를 자리에 앉아서 한 손으로 받은 일이었다. 장인어른이 “그때 섭섭했다”고 하자, A씨는 “두 손으로 받거나 일어서서 받길 원하셨다는 거냐. 정확하게 말씀을 해주셔야 제가 다음에는 바꾼다”고 했다.
장인어른은 “고치라는 게 아니라 무시당하는 것 같아서 섭섭했다”며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그러나 A씨는 “이해가 안 된다”며 “그러니까 다음부터는 안 섭섭하게 해달라는 얘기 아니냐. 그게 아니라면 얘기를 왜 하느냐”고 반응했다. 장인어른은 결국 “답답하다. 말이 안 통한다”며 “난 감정을 이야기하는데 너는 해결을 보길 원하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에 A씨는 “사람은 누구나 다 그렇다”며 “저는 아버님에게 바라는 거 없다. 어차피 같이 사는 사람 아니니까”라고 되받았다. 이 말에 결국 장인어른은 폭발했다. “남 보듯 하자는 말이냐”고 했고, A씨는 “어차피 남이다”라고 답했다.
말문이 막힌 듯한 장인어른에게 A씨는 “부모도 남이다. 이건 제 마음인데 왜 그걸로 뭐라고 하시냐”고 대꾸했다. A씨는 이어 “남도 종류가 많다”며 자기 말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미 감정이 상한 장인어른은 “나는 다 가족이라고 생각했다”며 서운한 마음을 토로했다.
그러자 A씨는 “제 얘기 좀 하면 안 돼요?”라고 말하다가 “말 좀 들어요, 말 좀!”이라고 소리쳤다. 그러면서 “나 말 좀 할게요. 왜 말을 못 하게 해요!”라며 “뭘 씨부려요 자꾸, 나 말도 못했는데. 미쳐버리겠네?”라고 했다. 결국 두 사람의 대화는 서로의 마음만 상한 채 끝이 났다.
A씨는 인터뷰에서 “저는 입에 발린 소리는 못 한다. 하고 싶지도 않다”며 “그건 제 마음이 아니니까 입에 발린 소리는 안 한다”고 했다. 이어 “저는 그게 싫다. 그건 제가 아니고, 그냥 상대에게 맞춰주는 것”이라고 했다.
A씨는 그런 아내와 장인어른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A씨는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인데 상처를 받고 화를 낸다”며 “자기 자신한테 자신감이 없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오은영 “남편, 단어 정의를 모르면서 이야기한다”
이 모습을 심각한 표정으로 지켜보던 오은영 박사는 “남편 마음 안에는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그냥 이렇게 살래’ ‘그냥 그런가보다 이해해 주면 안 돼?’라는 면이 굉장히 많다”고 했다. 이어 “주변 사람들의 이해를 요구하면서 지내는 건 아이들한테나 해당하는 얘기”라며 “아이니까 어른들이 넓은 아량으로 바뀌기를 기다리면서 가르쳐주는 거다. 남편은 성인이니까 주변의 이해를 요구하기보다는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 박사는 A씨가 장인어른에게 이야기했던 ‘헛짓거리’ 단어를 짚었다. 사전적으로 ‘쓸모없는 행동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오 박사는 “남편은 단어의 정의를 모르는 게 너무 많다”며 “헛짓거리의 개념에 낮잡아 부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 장인어른이 나를 무시한다고 느끼는 게 맞다. 용어의 정의가 그렇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다듬어서 표현하는 건 가식이 아니라 최소한의 배려”
오 박사는 또 A씨의 문제점으로 “있는 그대로 얘기하는 게 거짓 없고 솔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어 “내가 이 말을 했을 때 상대방이 기분 나쁠 거란 걸 알고도 하는 건 ‘공격’”이라며 “그걸 다듬어서 표현하는 건 가식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라고 했다. 배려가 빠진 말을 ‘솔직하다’고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 박사는 “사탕발림 소리를 하라는 게 아니다”라며 “이에 대한 개념 정립이 되지 않으면 직장에서나 아내, 장인어른과의 문제는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오 박사는 A씨의 문제점 해결 방법으로 ‘솔직함과 무례함을 구별하라’고 조언했다.
A씨는 “그동안 너무 답만 찾으려고 했던 것 같다”며 “저도 제가 갑갑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후 장인어른에게 전화를 걸어 “아버님 마음을 먼저 이해했어야 하는데 그걸 건너뛰고 행동만 생각했다. 제 행동에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장인어른은 “남자끼리 그럴 수도 있다”며 “네가 이렇게 전화해 준 것만으로도 내 마음은 다 풀렸다”고 했다. A씨는 “제가 더 노력해 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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