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PGA투어 셀럽' 굳힌 김주형…히어로 월드챌린지 2위에

방민준 2024. 12. 1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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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주최하는 2024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이벤트 대회 히어로 월드 챌린지 준우승을 차지한 김주형 프로가 대회 개막 전에 호스트인 타이거 우즈와 이야기하는 모습이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골프한국] 타이거 우즈가 2000년부터 매년 12월 카리브해의 섬나라 바하마 낫소의 올버니GC에서 개최해온 히어로 월드 챔린지는 세계랭킹 상위권 20명만 초청받는 이벤트 대회다. 특별 초대받은 선수들의 연말 파티 같은 대회로 인도의 세계적 모터사이클 기업인 히어로가 후원한다. 



 



이벤트 대회지만 참가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사실상 'PGA투어의 왕중왕전'이나 다름없다. 대부분 세계랭킹 20위 안에 포진해 있고 30위권 선수들 역시 지명도 높은 선수들이다.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를 비롯해 5위 루드비히 오베리(스웨덴), 6위 윈덤 클라크, 11위 패트릭 캔틀레이, 12위 키건 브레들리, 13위 사이스 티갈라, 14위 로버트 매킨타이어, 17위 러셀 헨리, 19위 샘 번즈(이상 미국) 등 절반이 20위권 내 선수들이고 20위권 밖이지만 김주형, 임성재, 저스틴 토마스, 아론 라이, 브라이언 하먼, 제이슨 데이 등 모두 PGA투어의 셀럽(Celebrity의 약자로 유명인사)들이다.



브라이슨 디섐보, 브룩스 켑카, 헨릭 스텐손 등 세계랭킹은 높지만 'LIV 골프'로 옮긴 선수들은 초청받지 못했다.



 



스코티 셰플러 천하를 재확인한 대회였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가 8일 마지막 라운드에서 9언더파를 몰아치며 나흘 합계 25언더파 263타로, 1타 차 단독 1위로 출발한 저스틴 토마스를 7타 차이로 밀어내고 역전에 성공해 2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보여준 셰플러의 플레이에는 누가 와도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마법 같은 샷이 속출했다. 긴 드라이브샷에 이은 정교한 어프로치 샷은 매번 버디나 이글 찬스를 만들었고 그는 찾아온 기회를 거의 놓치지 않았다. 2025시즌도 그의 천하가 될 것이란 예상을 떨칠 수 없었다.



 



우리의 김주형이 스코티 셰플러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희망의 불꽃을 쏘아 올렸다. 2오버파 공동 18위로 1라운드를 끝낸 김주형은 2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공동 10위로 이동한 뒤 3라운드에서 데일리 베스트인 10언더파를 몰아치며 단독 3위로 올라섰다.



3라운드 파3 17번 홀에서 더블보기만 범하지 않았더라면 코스 레코드이자 '꿈의 스코어'인 60타가 가능했다. 김주형은 티샷을 그린 뒤 벙커에 보낸 뒤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스코티 셰플러를 붙잡는 데 실패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2개로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스코티 셰플러에 6타 뒤졌으나 저스틴 토마스에 1타 앞서 단독 2위를 꿰찼다. 우승 상금은 100만달러(약14억2000만원). 준우승한 김주형은 상금 45만달러(약 6억4000만원)를 받았다. 임성재(26)는 공동 9위(8언더파 280타)에 이름을 올렸다.



 



김주형의 불꽃 같은 경기 모습은 지난 10월 27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GC코리아에서 열린 DP월드투어와 KPGA투어 공동주관의 제네시스 챔피언십 연장전에서 안병훈에게 패한 뒤 발생한 라커문 파손 사건으로 빚어진 부정적 이미지를 털어낼 기회로 보인다.     



 



이번 대회에서 그의 경기력은 달랐다. 말로서의 변명보다는 기량 향상을 통한 우승 소식으로 보답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은 듯 그의 플레이는 한층 견고해지고 집중도도 높아 보였다. 세계랭킹 1위인 스코티 셰플러의 절친으로서 그의 엄청난 노력과 연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많이 배웠을 것이다. 



 



그는 대회가 끝난 뒤 "셰플러가 대단한 이유는 항상 더 성장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한다는 점이다. 올해에만 올림픽 포함해 8차례 우승했음에도 더 성장하기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정말 배울 것이 많다"며 셰플러의 우승을 축하했다.



 
어찌 보면 지금 이 상태만으로도 그는 성공이라고 착각할 수 있다. 만 22세에 PGA투어에서 3승을 거두고 대회마다 자주 우승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상금순위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데다 샐럽으로 대우받고 있으니 안주 유혹이 없을 수 없다.



 



그러나 입버릇처럼 세계랭킹 1위에 대한 꿈과 희망을 피력했던 그에게 안주는 어울리지 않는다. 한국 골프팬들의 용서를 받는 데는 세계 최고의 골퍼를 향한 꿈을 계속 좇는 것보다 더 나은 선택은 있을 수 없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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