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후각도 시각만큼 민첩하다

곽노필 기자 2024. 12. 1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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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오감 중에서 후각은 시각이나 청각보다 반응 속도가 느린 감각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수십밀리초 단위로 반응하는 시각이나 청각에 비해 후각이 작동하는 데는 더 긴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과학원 연구진은 실험 결과 인간의 후각은 단 한 번 냄새를 맡고도 0.06초 안에 냄새를 구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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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필의 미래창
0.06초만에 다른 냄새 구별 가능
기존 통설 0.6초보다 10배 빨라
후각은 시각이나 청각보다 반응 속도가 느린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험 결과 시각만큼 민첩한 것으로 나타났다. Ruslan Zh/Unsplash

인간의 오감 중에서 후각은 시각이나 청각보다 반응 속도가 느린 감각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수십밀리초 단위로 반응하는 시각이나 청각에 비해 후각이 작동하는 데는 더 긴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서로 다른 냄새 사이의 시간 간격이 0.6초 정도만 돼도 냄새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냄새를 맡는 데 걸리는 시간도 1~3초로 다소 길고, 두 냄새를 구분하려면 몇초 간격은 둬야 한다.

빛이나 소리는 즉각적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뇌가 후각 신호를 처리하려면 각각의 물질에서 나오는 냄새를 식별하고 해석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으로 본다. 그러나 실제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고 강력하게 반응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과학원 연구진은 실험 결과 인간의 후각은 단 한 번 냄새를 맡고도 0.06초 안에 냄새를 구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에 발표했다. 이는 과학자들이 이전에 추정했던 것보다 거의 10배 빠른 것이다.

후각은 가슴과 배 사이에 있는 횡격막의 수축을 통해 공기를 코로 흡입하는 순간 작동하기 시작한다. 연구진은 이런 후각 시스템을 모방해 냄새 물질을 한 방향으로 보내주는 밸브와 18밀리초(0.018초)의 차이로 코에 냄새를 전달할 수 있는 서로 다른 길이의 튜브 2개로 구성된 냄새 발생 장치를 개발했다.

이어 229명의 실험 참가자를 모집한 뒤, 이들에게 이 장치를 통해 사과, 양파, 레몬, 꽃 냄새를 맡도록 했다. 두 가지 냄새를 120~180밀리초 사이에서 시간 간격을 달리해 맡게 한 뒤 냄새를 순서대로 구별하는 방식의 실험이었다. 사과와 꽃 냄새를 구별하는 실험에서 냄새를 정확히 구별해낸 건수는 전체의 63%였다. 레몬과 양파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두가지 혼합물의 경우엔 어떤 냄새 물질이 먼저 코에 도달하느냐가 냄새의 정체성을 인식하는 데 중요하다. Giulia May/Unsplash

어떤 냄새인지를 결정하는 요인은?

연구진은 좋은 성적을 거둔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시 한 번 실험을 했다. 이번에는 두 가지 냄새를 40~80밀리초 간격으로 코에 도달하도록 했다. 연구진은 이는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약 10배 더 짧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실험에서도 참가자들은 우연보다 좋은 구별 능력을 보여줬다.

연구진은 실험 결과를 종합할 때 사람이 한 가지 냄새를 인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3초, 앞과 뒤의 냄새를 구분하는 시간 간격은 60밀리초(0.06초)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60밀리초는 눈을 깜빡이는 속도(180밀리초)보다 3배나 빠른 것이며, 색상 인식(50∼100밀리초)과 비슷한 속도다.

또 혼합물의 경우엔 두 가지 냄새 성분 전달 사이의 시간 간격이 100~200밀리초(평균 167밀리초)일 때 나중 성분보다 처음 성분과 더 비슷하게 냄새가 난다고 보고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이는 냄새 성분이 코에 도달하는 순서가 냄새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전자 코와 후각 가상현실 시스템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1038/s41562-024-01984-8

Human olfactory perception embeds fine temporal resolution within a single sniff.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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