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디센던트 "시즌2가 시즌1보다 훨씬 재밌습니다"
"시즌3에서는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넥슨 '퍼스트 디센던트' 시즌2를 플레이한 소감이다. 아직 몇 가지 콘텐츠가 남았지만 5일 동안 신규 캐릭터와 콘텐츠를 플레이했고, 이전 시즌보다 나아진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주민석 넥슨게임즈 퍼스트 디센던트 부 PD는 게임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방향성을 유저들에게 너무 강하게 강요해서 부정 동향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1 콘텐츠뿐만 아니라 퍼스트 디센던트 전반에 관한 이야기다.
개발진과 유저의 방향성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차근차근 방향을 맞춰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개발진은 시즌1 부진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피드백과 개선을 거쳐 시즌2를 출시했다.
실제로 시즌2 콘텐츠를 플레이해 보면 방향성에 변화가 느껴진다. 개발진의 의도나 방향을 강요하지 않고 온전히 유저가 집중하고 즐기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물론 시즌2가 완전무결한 시즌이라는 말은 아니다. 이제 막 유저와 발걸음을 맞췄을 뿐, 꾸준히 피드백을 받고 개선해야 한다. 개발진도 이를 인지하고 있고 꾸준히 소통하며 진심으로 개선 의지를 보이고 있다. 향후 평가는 2차 업데이트에 달렸다.
■ 확 바뀐 방향성 엿보이는 '보이드 베슬'
보이드 베슬은 핵앤슬래시 사냥에 비중을 둔 콘텐츠다. 지난 시즌 많은 질타를 받았던 침공 콘텐츠의 퍼즐 요소를 최소화하고 플레이 흐름이 끊기지 않을 정도의 기믹 요소만 도입했다.
맵 구성도 만족스럽다. 퍼스트 디센던트 세계관 속 보이드 베슬이라는 장소를 시각적으로 잘 표현했고, 맵 구성도 몇 가지 루트 중 랜덤하게 결정되는 방식이라 참신하다. 특히 맵 중간중간에 보상이 숨겨진 추가 루트가 소소한 재미를 준다.
추가 루트도 플레이어가 길 찾기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직관적으로 설계됐다. 에시브 스캔만으로 루트 탐색이 가능하기에 부담이 없다. 자연스럽게 콘텐츠를 진행하다가 잠깐 옆길로 빠져서 보상을 획득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면 된다.
시즌2 신규 기믹인 보이드 차폐막과 아르케 차단막은 장단점이 나뉜다. 어려움 난이도 기준으로 일반 몬스터는 스킬 한방, 총 두 세방에 보호막에 파괴되기 때문에 의식하지 않아도 전투 중에 자연스럽게 파괴된다. 보호막을 인질로 특정 플레이를 강제하지 않는 점은 장점이다.
단점은 두 보호막 기믹이 사실상 없는 수준에 가깝다. 앞서 설명한 대로 파괴가 굉장히 쉬워서 보호막 기믹을 아예 신경 쓰지 않아도 플레이에 전혀 지장이 없다. 시즌2에 새로 추가된 기믹이 존재감이 없다는 뜻이다.
■ 신캐 킬런 "얼프를 너무 의식했나?"
시즌2가 열리자마자 가장 먼저 킬런을 구매한 뒤 육성했다. 플레이 스타일은 굉장히 스타일리시하다. 독성 스킬로 산성 침식 피해를 입히고, 돌진 스킬 '맹습'을 활용한 빠른 기동력이 특징이다.
보이드 요격전에서 기동 타격과 사냥감 집중 초월 모듈을 파밍한 후 곧바로 실험한 결과 아직까지 사냥, 보스 콘텐츠에서 실용적으로 사용할 만한 빌드는 찾지 못했다. 특히 맹습 관련 빌드는 거의 활용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맹습의 기본 쿨타임은 무려 55초다. 55초가 지나면 5스택이 모두 충전되는 방식이 아니라 55초가 지나면 1스택이 충전된다. 단순 계산 시 5스택을 충전하는데 4분 35초나 소요된다.
이 때 기동 타격 모듈을 장착하면 패혈성 기류 스킬이 대미지를 주지 않는 대신 승부사 기질 효과를 부여한다. 승부사 기질 활성화 시간 동안 맹습을 무한으로 사용 가능하다. 문제는 패혈성 기류의 쿨타임과 활성화 시간이다.
패혈성 기류의 기본 쿨타임은 60초다. 기동 타격 모듈을 장착하면 패혈성 기류가 사냥 시간으로 변경되고 기본 쿨타임이 150초로 증가한다. 아무리 쿨타임 감소 세팅을 해도 대략 27초가 한계다.
승부사 기질 활성화 시간도 문제가 있다. 승부사 기질 활성화 시간은 3초로 고정이다. 3초 동안 맹습을 아무리 많이 사용해 봐야 5번이 최대다. 스킬 지속 시간 증가 모듈을 장착해도 승부사 기질 활성화 시간이 늘지 않기 때문에 온전한 활용이 어렵다.
그나마 가능성이 높은 빌드는 사냥감 집중 모듈을 활용한 빌드다. 사냥감 집중을 장착하면 산성 침식 최대 중첩 개수가 5개에서 20개로 증가한다. 쿨타임 감소 모듈을 곁들여 보이드 산화물로 20중첩을 쌓고, 전율 스킬로 대미지를 주는 방식이다.
산성 침식 중첩 당 전율 피해량이 증가하기까 대미지는 꽤 강한 편이다. 문제는 산성 침식 중첩과 전율 쿨타임이다. 20중첩을 쌓는 과정이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쿨타임 감소 모듈과 반응로 옵션을 챙겨도 전율 쿨타임이 워낙 긴 탓에 플레이 흐름이 끊긴다.
물론 출시된 지 일주일도 안된 캐릭터라는 점을 감안하면 좀 더 연구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킬런의 스킬 효과와 구성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지난 시즌 추가된 얼티밋 프레이나를 과하게 의식한 의도가 보인다.
얼티밋 프레이나는 출시 이후 지금까지도 모든 콘텐츠에서 전천후로 쓰인다. 그만큼 광역 사냥 능력, 단일 보스 딜링 능력이 뛰어났다는 뜻이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킬런은 쿨타임 관련 밸런스에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 정상화된 비에사와 밸비
주민석 부 PD가 인터뷰에서 언급한 대로 비에사가 새로운 OP 캐릭터에 등극할 정도로 좋은 성능을 보였다. 냉혈, 절대영도 등 스킬을 난사하는 세팅을 했을 때 강점이 확실히 부각됐다. 여전히 정신력 소모량 압박이 있으나 리스크를 상회할 정도의 대미지가 나오기에 부담은 없다.
밸비 역시 마찬가지다. 스킬과 초월 모듈이 모두 상향됐고, 상향에 걸맞은 대미지가 나온다. 특히 기존에 예능 빌드로 여겨졌던 수압 폭탄 빌드가 지금은 실전에서도 충분히 사용 가능할 정도로 좋아졌다.
샤렌은 절단 광선 빌드가 다시 주목받는다. 기존에도 연구된 빌드였으나 리스크 대비 활용도가 낮았다. 상향 후 보이드 요격전에서도 충분히 활약할 정도의 성능이 나온다.
제이버와 루나 역시 상향이 체감됐으나 워낙 기본 체급이 낮은 계승자들이라 수치 상향만으로는 활약이 힘들다. OP 계승자는 고사하고 바로 아래 급 계승자들과도 비교하기 미안하다. 리워크를 기다리자.
얼티밋 샤렌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초월 모듈 2종 모두 샤렌의 콘셉트를 완벽하게 살리면서도 핵앤슬래시 전투에 걸맞은 능력을 지녔다. 광역 사냥과 은신 플레이 모두 꿀잼이다.
■ 플레이어의 친구 '조력자'
시즌2 최고의 패치 중 하나를 꼽으라면 조력자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조력자 등장 전과 후로 나뉜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게임 플레이가 쾌적해졌다.
기자는 충전한 칼리버 대부분 스킨이나 계승자, 결정화 촉매 구매에 사용했다. 인벤토리는 전혀 구매하지 않았다. 그런 탓에 잡동사니를 분해하는 일이 매우 잦다. 특히 400% 침투 작전을 플레이할 때는 매번 플레이 중간에 인벤토리를 정리했다.
조력자를 구매한 뒤에는 콘텐츠 플레이 중간에 인벤토리를 정리하는 일이 현저히 줄었다. 인벤토리에 전혀 신경을 안 써도 조력자가 알아서 정리해 주기 때문에 플레이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
아이템 습득도 마찬가지다. 파티로 콘텐츠를 플레이하다 보면 유저들끼리 암묵적으로 일정 구역을 나눠서 몬스터를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조금이라도 빠르게 클리어하기 위함이다.
대신 해당 경우 유저마다 거리가 떨어져 있기 때문에 드롭된 아이템을 획득하려면 몬스터 처치 후 순회공연하듯이 맵을 돌아야 했다. 이제는 조력자가 알아서 모두 획득해 줘서 매우 편하다.
조금 더 욕심을 내보자면 조력자를 성장시킬 때 잡동사니 분해 주기를 단축시키는 능력이 추가됐으면 좋겠다. 지금은 어떤 메커니즘인지 가늠이 안된다. 인벤토리가 가득 찼음에도 분해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인벤토리 공간이 넉넉한데 분해하는 경우도 있다. 이왕 편의성 기능 도입된 김에 온전히 플레이에 전념할 수 있으면 좋겠다.
as765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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