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출국금지에서 이상민 ‘행복’ 이임사까지, 탄핵 재표결 D-5일의 기록

전혜원 기자 2024. 12. 1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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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월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 중간에 잠시 나와 고개를 숙이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윤석열 대통령이 12월7일 “저의 임기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라고 밝힌 지 이틀이 지난 12월9일 하루 동안 일어난 많은 일들을 정리했다.

 

1. 윤석열 대통령 출국금지

법무부가 내란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배상업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12월9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이 출국금지를 당한 건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이다.

 

2. 국방부 “군 통수권 여전히 대통령에게 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12월9일 정례브리핑에서 ‘지금 국군통수권은 누구에게 있나’라는 질문에 “대통령께 있다”고 밝혔다. 앞서 12월8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군 통수권에서 대통령이 배제된 것이냐는 질문에 “저는 마찬가지(로 배제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교를 포함한 것이다”라고 말했는데 정반대의 해석이 나온 것이다. 국방부의 이런 입장 발표 후 한동훈 대표는 군 통수권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지도부가 12월9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출석하러 걸어가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3. 국민의힘 5시간 의총 뒤 “오늘은 결론 난 게 없다

국민의힘은 12월7일 오전 11시부터 비공개 의원총회를 5시간 동안 열었지만 대통령 퇴진 시점이나 탄핵 찬성 여부에 대해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 12월14일로 예정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자유롭게 참여해 투표하도록 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그런 얘기는 아직 하지 않았다(곽규택 수석대변인)”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 3개를 만들기로 했는데, 그 중 ‘정국안정화 TF’에서 소위 ‘질서 있는 퇴진’의 실질적 방안을 도출하기로 했다. TF 단장을 맡은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후 4시께부터 첫 회의를 연 뒤인 오후 5시40분께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결론 난 게 없다. 오늘 각자 숙제를 가져갔다. 고민 좀 하고 내일 다시 모여 의견을 모으고 논리적 허점이 있는지 확인한 다음에 어느 정도 정리되면 지도부에 보고할 예정이다. 내일 중으로 지도부에 보고 정도는 1차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12월14일 탄핵소추안 표결 전 결과가 나오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지도부가 결정할 문제다”라고 말했다.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투입된 육군 특수전사령부 예하 707특수임무단의 김현태(대령) 단장은 12월9일 오전 연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였다. ⓒ시사IN 이명익

4. 707특수임무단장 “‘150명 모이면 안 된다’고 했다”

12월9일에는 윤 대통령 내란 혐의 입증에 직결되는 증언이 나왔다. 12·3 쿠데타 당시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인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의 김현태 단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밤 12시에서 12시30분 사이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이) ‘들어가서 (국회의원들을) 끌어낼 수 있겠냐, 지금 국회의원 모이고 있는데 150명 모이면 안 된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는 재적의원 과반수의 의결로 가능한데, 300명 중 150명을 넘지 못하게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직접적으로 있었다는 뜻이다. 그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내린 지시를 전달받은 것이라고 했다. 김현태 단장은 “계엄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계엄 상황에서 국회 활동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을 잘 몰랐다”라면서 “저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지휘관이었다. (···) 부대원들에게 죄가 있다면 무능한 지휘관 지시를 따른 죄다. 제발 제가 모든 죄를 짊어질 수 있도록 해 달라”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12월5일 국회 비상계엄 관련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웃으면서 답변하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5. 이상민 “모든 순간이 정말 행복했다”

역시 내란 혐의를 받고 있으며 윤 대통령이 전날 면직을 재가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부처 내부망에 남긴 이임사에서 “여러분과 함께 했던 모든 순간이 정말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이임사에서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참으로 어려운 일이 많았지만, 막막한 고비마다 여러분이 있었기에 잘 헤쳐 나갈 수 있었다"며 “행안부 부임 첫 현장 행보인 울진·동해 산불 피해 현장부터 재난대응, 디지털 정부혁신, 민생안정,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여러분과 함께 했던 모든 순간들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도 회고했다.

이상민 전 장관이 국민 안전의 책임자인 행안부 장관직에 취임한 건 2년 전. 이태원 참사와 오송지하차도 참사 등이 그의 임기 동안 일어났다. 지난 2월8일 국회는 이상민 장관이 이태원 참사 예방‧대응‧수습 과정에서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고 보고 이 장관 탄핵 소추안을 가결했으나 7월25일 헌법재판소에서 이 장관에 대한 탄핵안이 기각되었다.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를 포함한 정국안정 방안을 국민의힘에 위임하고 탄핵소추안 투표가 불성립된 지 사흘이 되던 날은 이렇게 지나갔다. 〈시사IN〉은 주간지이지만, 헌법이 사실상 멈춘 초유의 정국 상황을 하루 단위로 기록하고 보도해나갈 예정이다.

전혜원 기자 wo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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