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 김밥 사려고 난리”…세계 입맛 사로잡은 이 남자, 매출 얼만가 보니

신수현 기자(soo1@mk.co.kr) 2024. 12. 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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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기도 4단의 유단자로 건장한 청소년이었다.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을 때 아삭한 식감을 느끼도록 당근, 밥 등 재료를 80% 정도만 익혔습니다. 한 조각씩 잘라놓은 김밥이 전체적으로 잘 익을 수 있도록 김밥을 세 조각씩 용기에 담아 영하 45도에 바로 급속냉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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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냉동김밥 열풍 일으킨 최홍국 올곧 대표
건장하던 10대 시절 불의 사고
장애인 선수·부동산업 등 전전
김밥공장 공사 맡으며 새 도전
냉동김밥으로 해외시장 개척
美서 품절사태 올 매출 300억
최홍국 올곧 대표가 바바김밥을 소개하고 있다. [신수현 기자]
합기도 4단의 유단자로 건장한 청소년이었다. 고등학생 때 학생들 앞에서 공중 발차기 등 합기도 시범을 보여주다가 착지 실패로 목이 부러졌다. 하반신이 마비돼 하루아침에 장애인이 됐다. 거의 2년 동안 집 밖에 나가지 못한 채 누워 지냈다. 혼자 힘으로 대소변도 가릴 수 없을 만큼 삶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생을 마감하려고 여러 번 시도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죽을 수 없다면 이겨내자고 마음을 바꿨다. 피나는 노력 끝에 장애인 탁구선수가 됐지만 신체의 한계 때문에 포기해야만 했다. 공인중개사, 건설업자 등의 삶을 살다가 사기를 당해 한때 신용불량자가 됐다. 이 모든 시련을 극복하고 미국에서 ‘바바’ 냉동 김밥으로 엄청난 화제가 된 최홍국 올곧 대표(41) 이야기다.

미국 유명 대형마트 ‘트레이더 조’에서 한때 바바김밥은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미국에 한식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바바김밥 누적판매량은 1500만줄에 달한다. 최 대표는 지금도 휠체어에 의지하며 살고 있다.

“전국 장애인체육대회 탁구경기에서 3위를 할 만큼 사력을 다했죠. 그런데 팔꿈치에 염증이 심해져 선수생활을 그만둬야 했어요. 선수 시절 틈틈이 공부해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땄지만 휠체어를 타고 일반 부동산 중개 업무를 할 수 없더군요. 공장에는 지게차가 자유롭게 오가야 하기 때문에 문턱이 거의 없다는 걸 알게 됐죠. 그때부터 공장 중개에 몰두하다가 공장 건설업까지 하게 됐습니다. 김밥 생산공장 건축 공사 의뢰를 받게 돼 관련 업무를 하다가 냉동 김밥 제조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죠.”

최 대표는 2019년 6월 설립해놨던 회사를 2021년 4월 올곧으로 바꿔 냉동 김밥 제조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야 하는 몸으로 제조업에 뛰어드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어떤 김이 적합할지, 밥을 얼마만큼 익혀야 전자레인지에 돌렸을 때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 어떤 용기에 담고 어떤 생산설비를 갖춰야 할지 등을 알아내는 것도 힘겨웠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올곧은 2022년 3월 바바김밥을 출시했다.

최홍국 올곧 대표가 바바김밥을 소개하고 있다. [신수현 기자]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을 때 아삭한 식감을 느끼도록 당근, 밥 등 재료를 80% 정도만 익혔습니다. 한 조각씩 잘라놓은 김밥이 전체적으로 잘 익을 수 있도록 김밥을 세 조각씩 용기에 담아 영하 45도에 바로 급속냉동합니다.”

바바김밥 출시 후 여러 국내외 박람회에 참가해 바바김밥을 적극 알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그해 바로 멕시코, 싱가포르, 태국 등에 소량 수출할 수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미국에 바바김밥을 선보였는데, 바바김밥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다른 국가에도 수출할 기회가 생겼다. 올곧은 공장 설비를 완전히 가동해도 주문 물량을 다 못 채울 정도로 미국 여러 회사로부터 공급 요청을 받고 있다. 바바김밥이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올곧은 올해 매출액 3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올곧은 국, 덮밥 등 제품 다각화도 추진 중이다.

“삶을 스스로 마감하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했고, 산다면 후회 없이 멋지게 살자고 다짐했습니다. 죽었다가 되살아난 삶이라서 제 일신을 위한 욕심은 없어요. 올곧 직원들이 행복하고 더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세계인들이 바바김밥 등 올곧이 만드는 식품을 특별한 날에만 먹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먹을 수 있도록 올곧 식품을 세계 곳곳에 알리는 게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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