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때 멸망한 트라우마 있어서”…질서있는 퇴진이 갈수록 꼬이는 이유
모든 시나리오 놓고 비상총회
중진들 “과거 탄핵에 黨 멸망”
이재명 대선 출마 저지 위해
피선거권 박탈 기다리기 공감
한동훈, 의견 없이 경청만
정국 안정화 방안을 놓고 여당 내부의 친윤석열계와 보수 진영 일각에서 이 같은 주장이 터져나오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전날 주장한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의 방법을 놓고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여권 일각에서 “금명간 대통령 하야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지 않으면 탄핵을 막기가 사실상 쉽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지만 이대로 일단 버텨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국민의힘 다수는 2016년 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에 소속 의원 60여 명이 찬성한 뒤 벌어진 상황에 대해 극심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이른바 배신자 프레임으로 정계를 떠난 사람도 많고, 보수진영 분열로 정권을 야당에 헌납했다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이대로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재판을 마치지 않은 상태로 차기 대권에 ‘무혈입성’할 것이란 공포감도 국민의힘이 탄핵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백가쟁명식 토론이 진행됐다. 윤 대통령의 내란죄를 수사할 특검법을 여당이 직접 발의해야 한다는 주장부터 14일에는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거나 윤 대통령이 직접 하야 일정을 밝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이재명 대표의 피선거권이 대법원 확정판결로 박탈될 때까지 대선을 최대한 늦춰야 한다는 공감대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여당의 한 3선 의원은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대선을 치를 경우 이재명 대표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재명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그와 같은 범죄자가 대통령이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만약 탄핵소추안이 통과돼 헌법재판소에 의결서가 송달되면 그 시점부터 헌법재판소는 180일 이내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되기까지는 91일이 걸렸다. 탄핵 결정이 내려지면 두 달 뒤 대선을 치르게 된다.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확정 판결은 이르면 5월 중순 이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의 피선거권 박탈이 확정된 뒤에 대선을 치르면 야권은 혼란과 내분에 휩싸이게 된다. 반면 확정판결 전에 대선을 치르고 이 대표가 당선되는 경우 대통령이 된 뒤 피선거권 박탈을 확정하는 판결은 나오기 어렵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선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정당성을 인정받게 되면 대법원도 모든 판결을 뒤로 미룰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와 같은 윤 대통령의 암묵적 2선 후퇴를 지속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헌법에 명확한 근거가 없는 방안이어서 위헌 논란이 계속 불거질 수 있다. 여당은 위헌 논란을 의식해 “당은 단지 뒷받침을 할 뿐”이라고 한발 물러선 상황이다.
마지막은 비상 거국내각을 구성하고 임기단축 개헌을 병행하는 방안이다. 여당으로서는 시간을 끌 수 있는 최상의 카드지만 야당이 수용할 가능성이 없다.
여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정국 안정, 국정 지원, 법령 검토·지원을 담당하는 태스크포스(TF)를 각각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이어서 열린 4선 이상 중진 회의에선 사의를 표한 추경호 원내대표의 유임을 촉구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한다. 하지만 추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사의를 재차 확인했다.
이런 와중에 윤상현 의원은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윤 대통령 탄핵 불참에 따른 비판 여론을 우려하는 김재섭 의원에게 “1년 후에는 다 찍어주더라”라고 언급한 사실을 스스로 공개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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