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내년 예산 감액안 오늘 처리” 與 “협상 위해 이틀만 더 달라”
탄핵 정국속 예산안 정면충돌
野, 4조8000억원 감액안도 검토… 與, 추경호 사퇴 이유로 시간 요구
최상목 “경제안정 위해 조속 협상을”… 국회의장 상정 보류 가능성 남아
경제부총리, 국회의장과 비공개 면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우원식 국회의장과의 비공개 면담을 위해 의장실로 향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
● 野 “정기국회 내 무조건 예산 처리”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9일 오후부터 기획재정부와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협상을 이어 갔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여당과 정부가 대화를 나눠 합리적인 프로세스를 진행해야 (감액 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는 감액안을 우선 처리해야 한다는 강경 기류가 여전히 우세한 상황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지금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예산안이라도 하루빨리 처리해 불안정성을 없애야 한다”며 “감액안이라도 우선 처리해야 한다는 게 다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추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명한 상황에서 마땅한 협상 대상이 없다는 점을 들어 상정을 미뤄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정책위 관계자는 “본회의 통과 일자를 단 이틀이라도 늦추면 협의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12일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만큼 예산안 협상 책임을 다음 지도부에 일임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우 의장이 여야에 예산안 추가 협의를 지시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우 의장은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이었던 2일에도 여야 협상을 지시하며 상정을 미뤘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우 의장과의 면담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대외신인도 유지와 경제 안정을 위해 여야 합의에 의한 예산안의 조속한 확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의장께 여야 협상의 물꼬를 큰 리더십으로 터 달라고 요청드렸다”고 말했다.
● 민주당, 4조1000억∼4조8000억 원 감액안 준비
민주당은 이에 더해 “내란 상황을 반영하겠다”며 7000억 원의 추가 감액까지 검토하고 있다. 대통령실 비서실에 근무하는 비서관급 이상의 정무직 공무원들 급여를 비롯해 대통령실 사업비, 윤 대통령 퇴임 후 사저 경호비 등이 주요 삭감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대통령실 탄핵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불필요한 대통령실 예산을 삭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추가 감액에 대한 반대 의견 등이 다양하게 제시됐지만, 지도부가 감액 필요성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결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탄핵 없이 예산안 협의는 없다”고 못을 박기도 했다.
관가에서는 민주당의 예산 수정안이 통과될 경우 내년 정부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예산안이 국회에서 빨리 처리돼야 내년 초 재정 집행에 공백이 없을 것”이라며 “정부안을 기준으로 내년 정부 사업 계획을 수립해 온 만큼 민주당의 감액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사업 계획 수정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檢, 김용현 구속영장 청구…‘尹과 내란 공모’ 영장 적시
- [사설]피의자 윤석열, 올스톱 용산, 눈치 보는 총리실… 정부가 없다
- [사설]자고 나면 바뀌는 한동훈의 말이 혼란과 불안 키운다
- [사설]비상계엄이 짓밟은 제복의 명예… 장병들이 무슨 죄가 있나
- 군통수권 계속 갖고 옥중직무도 가능… 말뿐인 ‘2선후퇴’
- 민주 “尹 구속은 시간 문제…옥중 집무 막으려면 탄핵해야”
- 친한 “탄핵보다 빠르게 하야” 친윤 “임기단축 개헌”…또 충돌
- [오늘과 내일/정원수]계엄 목격자의 폭로, 국정원은 시작일 뿐
- [광화문에서/김준일]“나는 시민을 대리한다”… 당론 ‘어긴’ 與 의원의 일갈
- [횡설수설/우경임]올해의 사자성어 ‘도량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