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형 명령에도 방첩사 요원 국회·선관위에 한명도 안들어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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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정치인 신병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확보를 지시했지만, 부하들이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내부자 증언이 나왔다.
여 사령관이 방첩사 요원들에게 출동 명령을 내리면서 이번 임무가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선관위와 국회로 출동한 방첩사 요원들은 여 사령관의 지시를 적극적으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이 관계자는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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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110명·국회 40명 출동에도 소극적…"이동중 커피 마시며 시간 끌어"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김철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정치인 신병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확보를 지시했지만, 부하들이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내부자 증언이 나왔다.
여 사령관이 방첩사 요원들에게 출동 명령을 내리면서 이번 임무가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출동에 관여한 방첩사 관계자는 9일 연합뉴스에 "여 사령관은 계엄 선포 후인 3일 밤 10시 30분∼11시 20분 전후로 수십여통의 전화통화로 방첩사 참모들에게 구두명령을 하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여 사령관은 정성우 1처장(대리)에게 과천 중앙선관위 전산실의 출입을 통제하라고 명령하면서 상황 변화에 따라 서버를 복사할 수도 있다는 지침을 내렸다.
여 사령관은 선관위 출동이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지시라고 강조하고, 선관위 서버 복사를 위한 포렌식 장비도 지참하라고 지시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과천 중앙선관위로 출동한 팀은 포렌식 장비를 지참하지 않았고, 다른 선관위 청사로 출동한 일부 팀은 포렌식 장비를 챙겨갔지만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김대우 수사단장에게는 국회 이동 후 신병이 확보된 인사들을 인계받아 지시한 장소로 이동하라고 명령했다.
방첩사 관계자는 '여 사령관이 정치인 체포를 수사단장에게 지시한 것이냐'는 질문에 "체포인지 신병확보 인원 인계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관위와 국회로 출동한 방첩사 요원들은 여 사령관의 지시를 적극적으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이 관계자는 주장했다.
정 처장이 지휘한 선관위 출동팀은 선관위에 진입하지 않고 전산실 서버 확보와 관련한 법적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한다. 이 논의에는 4명의 팀장과 법무장교 8명이 참여했다. 논의 끝에 여 사령관의 명령을 이행하면 안 된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정 처장은 방첩사 요원들에게) 비무장 사복, 원거리 대기, 선관위 진입 강하게 통제 등의 지침을 내렸고, 결과적으로 선관위로 이동한 요원 110명 중 1명도 선관위에 들어가지 않고 명령 이행을 중지했다"고 밝혔다.
김 수사단장이 지휘한 40여명으로 구성된 국회 출동팀도 여 사령관의 명령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복수의 방첩사 내부자 증언을 인용해 "(계엄 관련) 비상발령 후 수사관들이 부대로 복귀하고 국회로 이동한 시간은 4일 0시 30분께로 추정되며, 수사관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명령에 고의로 시간을 끌며 소극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동 중 커피를 사서 마시고, 라면을 먹는 등 고의로 시간을 끌었다"며 "긴박한 비상계엄 상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행동들이 있었고, 국회 출동 명령을 받은 수사관 40여명 중 1명도 국회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여 사령관은 명령하면 방첩사 요원들이 따를 것으로 오판했다"며 "그러나 세월호 및 계엄 문건으로 부대 해체의 트라우마를 겪은 방첩사 간부들은 법적 책임 문제에 매우 민감하다"며 사령관 지시가 이행되지 않은 배경을 분석했다.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충암고 후배인 여 사령관은 작년 하반기 장성 인사 때 방첩사령관에 임명됐다.
여 사령관은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에서 '비상계엄 사전 모의 의혹'에 대해 "방첩사는 계엄령 선포 후 그 사실을 알았고, 이후 조치들은 매우 신중하고 최소한으로 이뤄졌다"며 "사령관으로서 행한 행동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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