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여파 주가 급락…두산그룹 분할·합병 ‘좌초’ 위기

권재현 기자 2024. 12. 9.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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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가운데)과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오른쪽)이 지난 10월 30일 경북 울진군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에서 열린 ‘신한울 원전 1·2호기 종합준공 및 3·4호기 착공식’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 중인 두산밥캣 지분 46.1%를 두산로보틱스로 이전하는 내용의 두산그룹 사업 개편안이 좌초 위기를 맞았다.

두산그룹은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두산에너빌리티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약속된 주가(2만890원)에 주식을 사주겠다는 주식매수청구권을 제시했는데, 12·3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예상보다 비용 부담이 너무 커진 탓이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3.87% 하락한 1만738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표적 원전주인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비상계엄 사태 이전엔 2만1150원었으나 사태 직후부터 가파르게 하락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르면 10일이나 11일 임시 주주총회 개최 여부를 결정하는 임시 이사회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주총이 열리지 않으면 두산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올해 내내 추진해온 분할합병 건은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된다. 애초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12일 임시 주총을 열어 분할합병 관련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었다.

두산에너빌리티 6.94%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공단도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가 주식매수 예정가액인 2만890원보다 높으면 분할합병에 찬성하겠다고 결정한 바 있다. 향후 주가가 오를 가능성은 낮아 국민연금의 결정은 ‘기권’과 같다고 업계는 해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 입장에서 주력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의 성장과 미래 사업 투자를 위해 분할합병을 추진했지만, 비상계엄이라는 돌발변수를 만났다”며 “임시 이사회에서 모든 게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재현 기자 jaynew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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