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탄핵 집회서 시험공부"…두 토끼 잡겠다는 학생들[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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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는 포기 못하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요구' 집회가 열리는 9일 오후 4시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
사흘째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집회가 열린 가운데 집회 참가자 중에는 시험 기간을 앞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범국민촛불대행진 역시 오는 13일까지 매일 오후 6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앞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 시민촛불 집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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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는 포기 못하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요구' 집회가 열리는 9일 오후 4시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 털모자에 장갑을 쓴 여학생 두 명이 바닥에 자리를 잡더니 가방에서 아이패드를 꺼내 들고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간호학과를 전공하는 대학생으로 다음 주 기말고사를 앞두고 있다. 가방 옆에는 핫팩과 간식, 촛불 등이 잔뜩 놓여있었다.
펜을 잡고 한참 동안 시험 자료를 쳐다보던 신모씨(23)는 "계엄령은 상상도 못 했다"며 "다음 달에 국가고시가 있고 다음주에는 시험이 있어서 공부를 놓을 수는 없지만 집회를 안 나올 수도 없어서 이렇게 나왔다"고 말했다.
사흘째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집회가 열린 가운데 집회 참가자 중에는 시험 기간을 앞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지난 7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자동 폐기된 것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직접 집회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 시작 전부터 책가방에 노트북, 아이패드를 챙겨온 20대 학생들이 곳곳에 보였다. 취준생 권모씨(23) 역시 검정색 롱패딩을 이불처럼 두른 채 친구와 집회 현장에서 공부에 열중했다. 간이 책상까지 가져온 그는 컴퓨터 활용 능력 1급 시험공부를 했다.
김씨는 "집회가 시작되고 노래가 나오면 책상을 접고 집회에 집중할 것"이라며 "공부는 공부대로 해야 하고 집회는 나와야 하니까 시간을 아끼고자 현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또 다른 친구 김모씨(24)는 "토요일에도 집회를 나왔는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하지 않은 것에 화가 났다"며 "오늘은 국회 앞에서 진 치고 공부하자는 심정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올해 수능을 마친 고등학생들은 다양한 소품을 직접 만들어 이곳을 찾았다. 박모양(19)은 '윤석열 탄핵이야' 등의 필름지를 오려서 무제 응원봉에 직접 붙였다. 그는 "국회의원들에게 윤 대통령 탄핵을 바라고 있는 마음이 전달됐으면 좋겠다"며 "수능이 끝나서 월요일에 오는 것이 부담 없었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이모양(19)은 평소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에 직접 전구를 달고 '윤석열 퇴진' 팻말을 만들었다. 이양은 "작은 전등만 달고 오니까 아쉬워서 큰 전등도 달았다"며 "앞으로 깨끗한 대한민국이 만들어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가 개최한 촛불집회는 주최 측 추산 3만명, 경찰 비공식 추산 4000명이 참가했다. 범국민촛불대행진 역시 오는 13일까지 매일 오후 6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앞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 시민촛불 집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수단체의 '맞불 집회'도 매일 계속된다. 자유통일당을 비롯한 보수단체들은 오는 14일까지 매일 오후 2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주사파 척결 자유 대한민국 수호 국민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상정됐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105명이 표결에 불참하면서 해당 의안은 자동 폐기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8일 담화를 통해 "대통령 퇴진 전까지 국무총리가 당과 긴밀히 협의해 민생과 국정을 차질 없이 챙길 것"이라고 발표했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이현수 기자 lhs1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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