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7단장 “4, 5월 헬기 노들섬 전개…정보 없는데 훈련 강화 의아”

신형철 기자 2024. 12. 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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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태 제707특수임무단장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태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707특임단) 단장이 9일 공개한 12·3 내란사태 당시 상황을 보면, 비상계엄에 앞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최정예 부대인 707특임단을 국회 장악에 활용하기 위해 미리 준비시킨 정황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김 전 장관은 707특임단의 국회 진입 당시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을 통해 1~2분 간격으로 구체적인 작전 지시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대테러 훈련인 줄 알았는데

김 단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연초부터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과) 서울 지역에 대한 동시다발 테러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지난 4~5월 헬기를 (국회 인근) 노들섬에 전개하는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령관이) 풍선 도발 등 북한의 도발이 있을 거란 내용을 강조했다”며 “시간이 갈수록 강도가 높아져 (계엄 선포) 2~3일 전엔 ‘도대체 무슨 정보를 갖고 이런 말을 할까. 아무 일도 없는 것 같은데’라고 생각했다. 내가 국무총리실 대테러센터에서 3년간 근무해 나름대로 인맥이 있는데, 내가 아는 루트로는 아무 정보가 없었지만 ‘알겠습니다’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령관이 (계엄) 당일 서울 지역 동시다발 테러 등 임무 관련 훈련을 하자고 했다”며 “사령관도 전혀 몰랐던 것 같고, 김 전 장관이 계속 뭔가 위협에 대해 준비하라고 얘기한 것 같았다. 사령관이 ‘나도 아무 일 없으면 좋겠다’며 텔레비전을 보고 있으라 했고, 밤 10시에 ‘오늘 훈련 안 될 것 같다’며 퇴근하라고 해 사무실로 이동하던 중 연락이 와 계엄 선포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이 북한 등의 위협을 강조하며 대테러 훈련을 준비시켰고 당일에도 그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비상계엄 해제를 막으려는 국회 투입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저 역시 계엄에 대한 지식이 없었다. 계엄 상황에서 국회 활동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도 몰랐고, 저는 현장에서 저를 제지하는 많은 관계자분들에게 ‘계엄사령부 지시받고 왔고 계엄사령부로 항의하십시오’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김용현, 사령관 통해 1~2분 간격 지시”

김 단장은 당시 김용현 장관이 곽종근 특전사령관을 통해 구체적으로 작전 지시를 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제가 (특전)사령관한테 첫 전화 받고 끝날 때까지 30통 이상 전화를 받았다”며 “그 말은 다른 여단장들까지 해서 사령관은 1시간 반 동안 100통 이상 전화를 했다는 뜻이다. 제가 확인한 바로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휘통제실에서 계속 전화를 하고 있었고, 그 전화를 들은 것을 그대로 지휘통제실에서 전달하기 급급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장관이 ‘야, 빨리 들어가서 국회의원들 끌어내’ 이런 말을 한 것을 지휘통제실에서 ‘국회의원들 끌어내려. 빨리 전달해’ 이런 형태였다는 것”이라며 “저는 사실 1~2분 간격으로 전화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당시 준비한 훈련이 “비살상무기를 사용한 무력 진압 작전”이었다며 국회 현장에 있던 부대원들이 각자 개인별 테이저건 1정과 장착되지 않은 상태의 공포탄, 방패, 포박 도구(케이블 타이)를 휴대했을 뿐, 실탄은 소지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실탄은 헬기별로 한통을 통합 보관해서 별도 관리하도록 했다. 거기엔 (개인별로) 5.56㎜ 10발(소총용), 9㎜ 10발(권총용)을 휴대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저격수는 배치되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김 단장은 지난 6일 곽 전 특전사령관, 김정근 3여단장과 함께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런 증언을 하려 했으나 “국방부에서 국회에 출석하지 말고 돌아가라”는 지시를 했다고 폭로했다. 신원이 기밀에 해당하는 그는 이날 마스크나 선글라스도 착용하지 않았고, 자신의 이름이 적힌 명찰을 단 군복을 입은 채 기자들 앞에 섰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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