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감각 기능을 유지해야 젊음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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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몸의 전반적인 기능이 떨어지고 시력과 청력, 후각 역시 노화로 인한 변화를 겪게 된다.
이렇게 신체의 감각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노년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을까.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외출하고 타인과의 만남을 주기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인지기능 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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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진행되는 시력 저하, 주기적 검진 필요
나이가 들수록 몸의 전반적인 기능이 떨어지고 시력과 청력, 후각 역시 노화로 인한 변화를 겪게 된다. 최근 스마트폰과 이어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늘다 보니 이전보다 젊은 나이에도 노안과 난청을 겪는 경우가 많다. 갑자기 잘 보이던 글씨가 흐릿하게 보이게 되면 ‘내가 벌써 노안이 왔나’ 싶어 당황스럽고 우울해지기도 한다. 이렇게 신체의 감각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노년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을까.
우리의 뇌는 흥미롭거나 충격적인 일은 오랫동안 기억하지만 반복되는 일상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때문에 자극이 없는 일상은 특별히 기억나지 않고 상대적으로 시간이 빨리 흘렀다고 생각한다. 또한 새로운 자극을 접하게 되면 우리 몸에서 쾌락 호르몬의 일종인 도파민이 분비되어 기억이 더 선명하게 남는데, 도파민 분비 능력조차도 나이가 들수록 줄어드니 더욱 자극 없는 일상이 된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흐른다고 느끼는 이유다.
이렇듯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감각 기능의 저하와 외부와의 접촉이 줄어드는 사회적 고립이 노인의 건강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특히 청력 저하가 치매의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 예전에는 청력 저하가 사회생활의 불편감과 우울증상, 사회적 고립을 유발하고, 인지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이해됐으나, 최근엔 청력 저하 자체가 뇌의 구조적‧생리적 기능 변화를 동반한다는 이론으로 확장되고 있다.
2020년 영국의 저명 학술지 ‘란셋’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청력 저하는 치매 발생 위험을 약 2배 높이는 위험인자다. 고혈압과 당뇨병, 비만, 운동부족, 흡연, 음주, 대기오염, 사회적 고립 등 다른 위험인자들과 함께 잘 조절하면 치매의 발생위험을 40% 낮출 수 있다고 한다. 아직까지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또 다른 주요 기능저하 중 하나인 시력 저하는 낙상의 위험성을 높인다. 낙상은 주로 하지 근력이나 균형 감각이 떨어지거나, 기립성 저혈압 등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시력 저하로 인한 낙상이 꽤 흔하다.
노년에서 시력은 천천히 감퇴하는 경우가 많아 자신의 시력이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 등이 노년에 흔한 안과 질환인데, 수술이나 약물치료로 시력 저하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으므로 주기적인 검진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감각 기능의 저하는 노년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 이외에도 치매, 낙상 등의 노인성 질환과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에 단순 노화로 치부하고 방치하기보단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특히 노인처럼 보이기 싫다는 이유로 돋보기안경과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분들이 많은데, 감각 기능을 잘 유지해 외부 자극을 지속적으로 받아야 건강한 노년 생활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꼭 강조하고 싶다.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외출하고 타인과의 만남을 주기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인지기능 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하자.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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