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피의자’ 尹대통령, 출국금지…헌정사 첫 조치에도 ‘침묵’

정윤경 기자 2024. 12. 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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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공수처 ‘尹 대통령 출국금지 신청’ 받아들여
오동운 처장 “사실상 인력 전원 투입해 내란죄 수사”
尹, 검·경·공수처 비상계엄 수사 주도권 싸움 속 칩거

(시사저널=정윤경 기자)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이 오전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에 대해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및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출국금지 됐다. 현직 대통령에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것은 헌정사 초유의 일이다. 

배상업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윤 대통령을 출국금지했느냐'는 정청래 법사위원장의 질문에 "했다"고 답했다.

언제 했느냐는 질의에 배 본부장은 "5분, 10분쯤 전"이라고 답했다. 배 본부장의 답변이 오후 3시35분께 나온 점을 감안하면 오후 3시를 전후로 법무부의 출국금지 조치가 승인된 것으로 파악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오동운 처장의 지휘를 받아 이날 오후 3시께 윤 대통령의 출국금지를 신청했다고 밝혔는데, 약 30분 만에 이를 수용한 셈이다.

배 본부장은 "(수사기관의 요청이 오면 법무부는) 형식적 요건이 돼 있는지만 간단히 (확인)한다"며 "이미 출국했다거나 인적 사항의 오류만 없으면 거의 (출국금지를) 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수사기관이 현직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를 신청한 전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실제 출국금지 조치로 이어지진 않았다.

법무부는 공수처를 포함해 여러 수사기관의 요청에 따라 윤 대통령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검찰 특별수사본부와 경찰 특별수사단이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만큼 이들 기관에서도 윤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법무부는 공수처 외에 어떤 기관이 출국금지를 요청했는지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배 본부장은 '내란 사건과 관련해 수사기관으로부터 출국금지 요청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공수처, 검찰 뭐 여러 군데서 온 걸로 안다"고 답했는데, 이 발언이 윤 대통령을 염두에 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도 출국금지를 검토할 방침이다. 오 처장은 이날 법사위에서 김 여사에 대한 출국금지 신청 여부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등의 내란 혐의를 규명할 상설특검 수사요구안 등을 심사ㆍ의결하기 위해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오동운 공수처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공수처는 검찰, 경찰과 함께 윤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비상계엄 수사를 놓고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오 처장을 향해 그간 주요 사건 처리가 지지부진했던 점을 지적하며 윤 대통령의 구속 등 신병확보와 수사 의지가 있는 지를 캐묻기도 했다. 

오 처장은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내란 피의자인 윤석열을 구속할 의지가 있느냐'는 질의를 받고 "내란죄에 해당하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수사)하고 신병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며 "아무런 제한 없이 국가를 구한다는 심정으로 열심히 수사하고 있다. 내란죄 해당 범죄자에 대한 엄단을 실현하기 위해 이첩요청건을 행사했다"고 답했다.

공수처는 경찰 국가수사본부와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에 수사 공정성을 위해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하라며 '이첩요청권'을 발동한 상태다.

공수처는 비상계엄 선포 사태 직후인 지난 4일 '비상계엄 관련 사건 수사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윤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군 지휘부 등에 대한 법리 검토를 벌여왔다. TF 팀장은 이대환 수사3부장검사가, 부팀장은 차정현 주임검사가 맡았다. 

이재승 공수처 차장은 이날 오전 언론 브리핑을 열고 "사실상 공수처 인력 전원을 투입해 (비상계엄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차장은 "처장·차장을 제외하면 공수처 검사 11명과 수사관 36명 등 약 50명의 인원이 투입될 것"이라며 "누구에게도 수사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수사기관으로서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진상 규명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란 혐의 피의자로 수사선상에 오른 윤 대통령은 이날 공식 일정 수행이나 입장 발표를 하지 않은 채 사실상 칩거 상태에 들어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전날 한 총리와 담화문 공동 발표에서 '질서 있는 퇴진론'을 공식화하며 대통령의 임기 단축 의사를 밝혔지만 이에 대한 추가적인 입장을 내지 않았고, 법무부의 출국금지 조치 등에 대한 별도의 입장도 없는 상태다. 

윤 대통령의 마지막 공개 행보는 지난 7일 계엄 사태 나흘 만에 대통령실에서 1분50초 가량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때다. 윤 대통령은 이후 한남동 관저로 돌아가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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