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검찰, 영장 가로채기로 방해”…내란 수사 난맥상 [영상]

이지혜 기자 2024. 12. 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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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검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각각 12·3 내란사태 수사에 뛰어들면서 제기된 '수사 난맥상' 우려가 현실화하며, 검찰이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법원에 청구하지 않고, 직접 같은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에 나서는일까지 벌어졌다.

경찰이 먼저 영장을 신청했는데도 검찰이 이를 법원에 청구하지 않고 직접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수사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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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배제 합동수사단 꾸리는 방안까지 언급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수본에서 12·3 계엄 사태 수사 상황 관련 첫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경찰과 검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각각 12·3 내란사태 수사에 뛰어들면서 제기된 ‘수사 난맥상’ 우려가 현실화하며, 검찰이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법원에 청구하지 않고, 직접 같은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에 나서는일까지 벌어졌다.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이 “영장 가로채기로 경찰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하소연하며, 검찰을 배제한 합동수사단을 꾸리는 방안까지 언급되고 있다.

9일 검찰이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에 나선 가운데, 경찰이 앞서 지난 7일 검찰에 국군 방첩사령부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가 ‘불청구’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먼저 영장을 신청했는데도 검찰이 이를 법원에 청구하지 않고 직접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수사에 나선 것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이 영장을 가로채 사실상 수사 방해가 이뤄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들이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에서 진행한 12·3 내란사태 수사 진행상황 보고 및 현장 점검에서는 경찰이 공수처 검사를 파견받아 합동수사단을 꾸리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과 같은 사건을 두고 경합하면서 ‘정보 비대칭’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경찰 쪽 주장이다. 현행 헌법과 형사소송법상 경찰은 강제수사를 위한 영장을 법원에 직접 청구할 수 없고, 검사에게 신청한 뒤 검사가 이를 법원에 청구하도록 하고 있다. 영장 신청을 통해 검찰이 경찰의 수사방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반면 경찰은 검찰 수사 상황을 알 방법이 없다. 실제 경찰은 검찰이 이날 방첩사 압수수색을 집행했다는 사실도 언론 보도를 통해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경찰이 군 장성 4명에 대해 신청한 통신 영장은 법원이 “중복 수사”라는 이유로 기각했는데, 경찰은 군 장성 통신 영장을 어느 기관이 먼저 발부받아 중복이 된 것인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경찰 내부에서는 검경수사권 조정의 취지가 무너졌다는 탄식이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엄연히 내란죄 수사는 경찰 몫인데, 검찰이 우리의 영장 신청서를 다 받아보면서 수사 주도권을 쥐고 있다”며 “상도의 문제를 떠나서 저쪽은 대포를 쏘는데 우린 소총을 들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의 이날 기자간담회 발언에도 이런 맥락이 엿보인다. 우 본부장은 이날 “현재 특수단은 적극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등 강제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영장 수사에만 의존하기에는 시간적, 물리적 한계가 있다. 군 관계자 등이 임의 자료제출, 임의 수사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검찰이 경찰에 내줄 영장을 사실상 결정짓는 구조하에서 영장에 기댄 강제수사로는 경찰이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검경 수사권 조정 과정에 시행된 수사준칙에 따르면 검찰과 경찰이 같은 범죄사실을 두고 ‘수사 경합’을 벌일 경우 영장 청구·신청 시점 기준 ‘선착순’으로 수사 우선권을 가르게 되어 있다. 검경은 영장 청구·신청 접수의 시간적 선후관계를 따지기 위해 서로의 사건기록 열람을 요청할 수도 있다. 다만 실무적으로는 검찰이 경찰의 영장을 아예 불청구할 경우 이를 견제한 별다른 방법은 없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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