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GDP 부풀려져” 경제 전문가들 비판 온라인서 삭제돼

최현준 기자 2024. 12. 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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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자국 경제 상황을 비판한 경제 전문가들의 발언이 온라인에서 삭제됐다.

9일 자유아시아방송과 니케이아시아 등 보도를 보면, 중국 국가개발투자공사(SDIC) 그룹의 수석 경제학자 가오샨원은 지난 3일 선전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중국 정부의 경제 성장률 수치가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지난 9월부터 경기 부양에 나선 중국 당국은 경제적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긍정적인 인식을 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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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중국 베이징의 한 제과점에서 빵을 만들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중국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자국 경제 상황을 비판한 경제 전문가들의 발언이 온라인에서 삭제됐다.

9일 자유아시아방송과 니케이아시아 등 보도를 보면, 중국 국가개발투자공사(SDIC) 그룹의 수석 경제학자 가오샨원은 지난 3일 선전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중국 정부의 경제 성장률 수치가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가오는 다른 나라의 부동산 거품 붕괴 사례를 언급하며, 지난 3년간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해마다 3~4%포인트, 최소 2%포인트는 위축됐어야 하는데, 공식 통계에는 0.2%포인트가 둔화된 것으로 나온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근거로 “중국이 지난 3년간 국내총생산을 10% 포인트 과대 계상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같은 기간 약 4700만 명의 실업자가 통계에서 누락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오는 청년층의 소비 위축과 저조한 소득 기대가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2022년 12월 제로 코로나 정책이 끝난 뒤 젊은 인구가 많은 지역이 고령 인구가 많은 지역보다 경제 성과가 더 저조했다”며 “이런 결론은 직관에 반하는데, 세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활기찬 노년층, 무기력한 청년층, 절망에 빠진 중년층”이라고 밝혔다.

가오의 발언은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유되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 4일부터 가오의 발언과 관련된 콘텐츠는 검색되지 않고 있다. 웨이신에서 관련 검색어를 누르면 “규정 위반에 대한 불만이 제기돼 더는 이 콘텐츠에 접근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뜬다.

또 다른 경제 전문가의 부정적 발언도 삭제됐다. 둥베이증권의 푸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내부 행사에서 “중국의 중산층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며 중산층이 감원·임금감소 등에 대한 공포로 지출을 크게 줄이기 시작했고, 이런 소비력 감소는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레버리지를 늘려 경기를 부양하는 조치는 더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푸펑의 발언 역시 현재 온라인에서 삭제됐고 그의 웨이신 누리집도 차단됐다.

지난 9월부터 경기 부양에 나선 중국 당국은 경제적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긍정적인 인식을 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4일 ‘경제속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경제 성장의 속도나 양보다 질적인 측면이 더 중요하다며 “속도를 중시하되, 속도만을 추구하지 않는 것이 현재 중국 경제 발전이 따라야 하는 변증법”이라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인 5% 안팎을 향해 달려왔다”며 “노력해서 5%에서 조금 왼쪽(미만)이든 오른쪽(초과)이든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 성장 목표인 5%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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