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대신 아이돌 응원봉…尹 탄핵 시위, 1세대→4세대 헤쳐 모여[스경X초점]

1세대부터 4세대 아이돌 팬덤이 주축이 돼 응원봉을 흔들며 여의도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지난 7일 비상게엄 발동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요구하는 시위가 여의도에서 열렸다. 수만 명의 인파가 운집한 가운데 다수 시민들은 세대 불문 아이돌들의 응원봉을 들며 집회에 참여했다. 이들은 에스파의 ‘위플래쉬’, 샤이니 ‘링딩동’,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 등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동안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현장에는 god, 소녀시대, 빅뱅, 샤이니, BTS, 블랙핑크, 아이유, NCT, 에스파, 플레이브, 라이즈 등 세대를 초월한 각종 아이돌 응원봉이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1~4세대 대 통합을 이뤘다”라는 씁쓸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응원봉 시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폭발적이다. 평소 응원하던 아이돌들의 응원봉을 중고 플랫폼에서 구매해 오는 14일 집회에 참여하겠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줄을 이었다. 또 일부 누리꾼들은 응원 여부와 상관 없이 “이 응원봉 누구거냐. 진짜 예쁘다”며 관심을 보이는가 하면, 일부는 “내일 응원봉 온다. 참여 준비 완료”라는 댓글을 달며 응원봉 집회 참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트위터에는 응원봉에 익숙하지 않은 4050 중년층을 위해 응원봉의 사진을 전광판에 띄어놓고 어떤 아이돌 응원봉인지 소개하는 영상까지 퍼져나갔다.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와 중년분들까지 응원봉 들다니”, “아이돌 응원문화 힘 대단하다”, “이게 진짜 세대 통합이네”, “그래 이제 너희의 시대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응원봉을 들고 세대 대통합을 이뤄낸 새로운 시위 문화는 외신에까지 전달됐다. AFP 통신은 이날 “집회 참가자들이 K팝을 들으며 즐겁게 뛰고, 응원봉과 LED 촛불을 흔드는 등 집회는 댄스 파티를 연상케했다”고 보도했고, BBC는 “대형 스크린과 크래인 카메라가 설치된 한국의 시위 집회는 마치 야외 음악 축제가 같았다”라며 “집회 참가자들은 여러 장르의 노래를 부르면서 즐겁게 시위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촛불 대신 응원봉을 든 시위 문화에 대해 젊은 세대들이 우리 사회의 주축이 되고 있다며 주목했다. 하재근 평론가는 “운동권 문화의 영향력이 점점 줄어들고 젊은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젊은 층이 본인들한테 익숙한 아이돌 팬덤 문화를 시위에 접목시킨 사례”라고 봤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번 시위는 젊은 세대의 다양성 문화를 방증한다”며 “광장에서 시작된 촛불 시위는 어느 순간 촛불일 필요가 없어졌다. 박근혜 탄핵 정국 때는 촛불 대신 촛불 형태의 아이템을 들고 왔고, 이제는 응원봉으로 바뀌었다. 시위 문화도 세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형우 온라인기자 wnstjr140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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