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KBS본부, 박장범 사장 취임하는 10일 파업 돌입

박장범 KBS 앵커가 지난 2월7일 KBS 1TV를 통해 방송된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질문하고 있다. KBS 영상 갈무리

언론노조 KBS본부가 박장범 신임 사장 거부·공영방송 사수·단체협약 쟁취 등을 내걸고 10일 하루 파업에 돌입한다.

박상현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9일 조합원에게 보낸 서신에서 “적어도 우리가 내란수괴가 아닌 국민의 편에 서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 내일 함께 모여 박장범 반대를 외치자”고 말했다. 10일은 박장범 KBS 신임 사장이 취임하는 날이다.

사측은 이번 파업이 임금 등 근로조건이 아니라 박 사장 취임 반대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입장문에서 “사장 취임 반대 및 취임식 방해 등 근로조건과 관련 없는 내용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파업은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며 “회사는 노동조합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실액은 원칙에 따라 손해배상 청구 예정”이라고 밝혔다.

KBS본부는 사측 경고에도 파업을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KBS본부는 반박 입장문에서 “이번 파업은 근로조건을 위한 파업임이 명백하다”며 “낙하산 박민 사장 취임 이후 KBS는 편성규약 위반이 일상이 됐다. (박 사장은) 단체협약을 파기한 채 ‘임명 동의’ 없이 이번 불법계엄·내란죄 방송 참사의 주역인 현 국장들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구성원들이 동의할 수 없는 국장들이 KBS 신뢰도를 갉아먹고 공영방송을 어떻게 망가뜨릴 수 있는지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며 “단체협약 쟁취를 통해 공정방송을 회복하겠다”고 했다.

대법원은 2012년 170일간의 파업을 주도해 회사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언론노조 MBC본부 집행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2022년 확정했다. 공정방송 요구가 근로조건 개선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파업이 정당했다는 취지다.

앞서 KBS기자협회는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비상계엄 특별취재팀 구성 제안을 거부한 최재현 통합뉴스룸국장 사퇴를 요구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