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6천 팬 '떼창' 부른 요아소비, J팝의 부흥을 목격하다 [HI★현장]
혼란한 국내 정세에도 아레나 꽉 채운 2만6,000여 팬들... 떼창으로 현장 압도

일본 음악 프로젝트 유닛 밴드 요아소비(YOASOBI)가 1년 사이 3배나 늘어난 관객을 동원하며 아레나급 공연장에 입성, 국내 음악 시장 'J팝 붐'을 실감케 했다.
요아소비는 8일 오후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요아소비 아시아 투어 2024-2025 '초현실'(YOASOBI ASIA TOUR 2024-2025 'cho-genjitsu') 2회차 공연을 개최했다.
지난해 12월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첫 내한 콘서트를 개최하고 국내 팬들을 만났던 요아소비는 두 번째 내한 공연을 통해 아레나급 공연장으로 규모를 대폭 확대하며 심상치 않은 국내 인기를 입증했다. 당시 전석 매진과 함께 양일간 9,000여 관객을 모았던 요아소비는 이번 공연에서는 회당 1만3,000여 명, 2회 공연 총 2만6,000여 관객을 운집시켰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언에 이어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까지 급박하게 돌아간 국내 정치 상황 속 콘서트 정상 개최에 대한 우려도 있었으나, 요아소비는 양일 공연을 예정대로 진행하며 국내 음악 팬들을 만났다.
혼란한 정세에도 불구하고 이날 공연장은 발디딜 틈 없이 붐볐다. 스탠딩 존은 공연 시작 한참 전부터 입장한 팬들로 걸음을 내딛기도 어려울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높은 밀집도에 현장에서는 안전 요원들이 수시로 공지를 하며 안전 통제에 나서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이날 요아소비는 세븐틴 (セブンティーン), 축복 (祝福), 언데드(UNDEAD), 봄망초 (ハルジオン), 좋아해 (好きだ), 조금만 더 (もう少しだけ), 뉴 미(New me), 모노톤 (モノトーン), 상냥한 혜성 (優しい彗星), 아마도 (たぶん), 괴물 (怪物), 용사 (勇者), 그 꿈을 덧그리며 (あの夢をなぞって), 아이돌 (アイドル), 군청 (群⻘)으로 풍성한 무대를 꾸렸다.
객석 대부분을 남성 팬들이 채운 만큼, 현장에서의 함성 역시 여느 콘서트보다도 뜨거웠다. "어이! 어이!"라는 전례 없는 기합으로 오프닝 곡인 '세븐틴'이 시작된 후로 현장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였다. "요아소비 투어에 오신 걸 환영한다"라는 보컬 이쿠라의 인사가 이어지자 팬들은 공연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화답했고, 모든 노래마다 떼창과 기합을 쏟아 부으며 열정적인 애정을 드러냈다. 무대 중간 중간에는 "아이시떼루!(사랑해요)" "카와이!(귀엽다)" 등의 외침이 너나할 것 없이 경쟁적으로 터져 나왔다.
요아소비는 뜨거운 국내 팬들의 응원 속 탄탄한 무대를 이어갔다. 보컬 이쿠라의 목소리는 현장을 뒤덮은 남성 팬들의 외침 속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무대를 이끌었고, 아야세는 세션과 함께 힘찬 연주로 무대에 힘을 더했다. 이들은 무대 사이 이어진 멘트 타임에 "정말 멋진 광경을 만들어줘서 고맙다. 여러분을 만나게 돼 정말 기쁘다"라며 직접 준비해 온 한국어 인삿말을 전하며 국내 팬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날 게스트로 무대에 올랐던 뉴진스에 이어 이날 공연에는 악뮤(AKMU)가 게스트로 등장해 현장 분위기에 힘을 실었다. 이날 악뮤는 '다이노소어'와 '러브 리'를 열창했고, 이수현은 '아마도(たぶん)' 무대에서 이쿠라와 함께 노래를 하며 현장의 반응을 끌어올렸다. 이쿠라 역시 악뮤의 '러브 리' 무대 말미 함께 노래를 하고 안무를 선보이며 화답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오프닝곡이자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요아소비의 히트곡 '아이돌' 무대는 공연의 클라이맥스였다. 전주가 흘러나오자 객석 곳곳에서는 절규에 가까운 함성이 쏟아졌고, 팬들은 "어이! 어이!"라는 기합과 후렴구 떼창까지 쉴 틈 없이 소화하며 광란의 무대를 즐겼다.
앙코르 무대로 '무대에 서서(舞台に⽴って)'와 데뷔곡 '밤을 달리다(夜に駆ける)'를 선사하며 관객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긴 요아소비는 "1년 만에 개최한 내한 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이틀 동안 많은 팬 여러분들이 따뜻하게 반겨주시고 큰 소리로 노래를 불러주셔서 정말 감동했다"라며 "또 여러분께 음악을 전하러 돌아올 테니 앞으로도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라는 소감으로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작금의 현실을 벗어나 음악의 힘을 느낄 수 있었던 120여 분의 공연은 '초현실'이라는 이번 투어명과도 맞닿아 있었다. 오랜 시간 국내 음악 시장에서는 마이너한 장르 음악으로 구분돼 오던 J팝이 아레나급 공연장에 입성했다는 점 역시 '초현실'적인 성과다. 요아소비의 두 번째 내한은 음악으로 현실을 넘어선 이들이 이어갈 행보를 더욱 궁금하게 만드는 공연이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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