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尹의 황당 비상계엄 트리거는 3인의 김씨"

송주희 기자 2024. 12. 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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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편집위원 칼럼서 분석
"아내 문제선 사람 돌변"···김건희
비상계엄 건의자·실행역···김용현
공산주의 경계하는 반공···김정은
아사히 '에코 체임버현상 빠진듯'
자기신념 강화 정보에 매몰 증상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에게 사과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경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소동에 대한 여러 추측과 분석이 잇따르는 가운데 ‘김건희·김용현·김정은’이라는 3인의 김씨가 이번 사태의 방아쇠가 됐다는 일본 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윤 대통령 폭발, 배후엔 3인의 김씨와 마음의 한계’라는 제목의 편집위원 칼럼을 통해 “진상은 윤 대통령 본인이 입을 다물고 있는 한 알 수 없지만, 주변을 취재하다보면 배후의 핵심 인물로 이들 3인이 떠오른다”고 전했다.

첫 번째 김씨는 영부인 김건희 여사다. 미네기시 히로시 편집위원은 “윤 대통령은 부인 문제에서는 사람이 변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며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영상 공개와 주가 조작 의혹 수사에 이어 대통령 부부의 선거공천 개입 의혹의 열쇠를 쥔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구속이 겹치며 우려가 커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대통령이 새로운 문제가 불거질 것을 우려해 계엄령으로 국면을 전환하려 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 김씨는 윤 대통령의 충암고 선배이기도 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다.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을 강하게 건의한 주역이자 이번 사태의 실행역으로 지목된다. 칼럼은 김용현이 수개월 전 갑작스럽게 국방장관에 임명됐을 때 정계에서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구상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고 언급했다. 당시 야당의 진위 추궁에 대통령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지만, 결과적으로 김 전 장관은 이를 계속 구상해 실행에 옮긴 셈이 됐다.

왼쪽부터 영부인 김건희 여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연합뉴스

세 번째 김씨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다. 북한은 최근 개헌으로 한국을 ‘적대국가’로 규정하고 러시아와 군사적으로 밀착하며 윤석열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북이 도발하면 몇 배로 응징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취해 왔다. 계엄 선포문에서도 “북한 공산세력의 위협으로부터 국가를 수호하고 종북 반국가세력을 일소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칼럼은 “젊은 시절 윤 대통령이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의 자유’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그는 뿌리 깊은 자유주의자로서 공산주의를 극도로 경계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취임사에서도 ‘자유’를 35차례나 언급하며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역설했고, 국가 정체성 형성 역사로 ‘항일’보다 ‘반공’을 중시하는 성향을 보여왔다”고 분석했다.

미네기시 편집위원은 이번 비상계엄이 치밀한 계획이 아닌 충동적 결정이었다고 진단했다. IT 강국인 현대 한국에서 군대를 동원해 반대세력과 행정·사법·언론을 통제하려 한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었다는 것이다. ‘3인의 김씨’가 이처럼 윤 대통령의 불안정한 심리를 자극한 가운데 야당이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정부안에서 4조 1000억원을 삭감한 단독 감액예산안을 강행처리한 것이 ‘폭발’의 결정타가 됐다고 미네기시 위원은 설명했다.

한편, 아사히신문은 정보전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해 윤 대통령이 ‘에코 체임버’ 현상에 빠진 것 같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에코 체임버는 자신의 신념이나 관점을 강화하는 정보, 또는 자신과 유사한 가치관과 정보만 반복적으로 접하고, 이와 반대되는 의견은 차단하거나 무시하는 현상을 말한다.

마쓰무라 고로 전 육상자위대 동북방면 총감은 “12·3 비상계엄 때 ‘국회는 범죄 집단 소굴’ 등 극우 성향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을 쓰는 것이 눈에 띄었다”며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계엄 선포 배경에는 일종의 이상 심리 상태가 있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마쓰무라 전 총감은 “윤 대통령은 정부 예산안 부결과 고위 인사에 대한 탄핵 등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다”며 “측근과 이야기하거나 유튜브, 소셜미디어를 보며 ‘나에게 기분 좋은 공간’으로 도피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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