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고혈압 환자라면 알아둬야 할 6가지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2024. 12. 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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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환자는 추울수록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몇 가지 생활습관은 지키지 않을 시 생명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은 고혈압 환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계절이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1. 싱겁게 먹기
나트륨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에 꼭 필요한 미네랄이지만, 과하면 문제를 일으킨다. 혈중 나트륨 수치가 높아지면 세포 속에 있던 수분이 혈관으로 유입되어 혈압이 높아지기 때문. 이것이 반복되면 고혈압이 발생·악화 된다. 고혈압, 심혈관질환 이야기를 할 때 나트륨이 빠지지 않는 이유다.

다행히 나트륨 섭취만 줄여도 혈압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 하루 소금을 10.5g 섭취하는 사람이 소금 섭취량을 줄이면 수축기 혈압이 4~6mmHg 낮아지며,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라면, 햄 등 고나트륨 식품부터 피해야 한다. 또 스포츠음료, 시리얼 등 우리가 짠맛을 느끼지 못하는 식품에도 나트륨이 숨어 있기 때문에 항상 영양성분표를 살펴보는 습관을 기르면 좋다. 참고로 나트륨 권장 섭취량은 하루 6g이다.

2. 짠 음식엔 우유 곁들이기
간혹 짠 음식을 먹고 싶을 때도 있다. 이때는 '칼륨'과 '칼슘'을 곁들여야 한다. 칼륨과 칼슘은 몸속 나트륨을 배설하는 작용을 하고, 특히 칼륨은 혈압을 올리는 호르몬인 레닌의 활성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라면을 먹을 때 우유를 넣으면 붓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이는 라면의 나트륨을 우유의 칼슘이 우리 몸속에서 끄집어내는 역할을 하는 덕이다. 

심장내과 전문의 문정근 교수(가천대 길병원)는 하이닥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몸의 콩팥은 칼슘을 배출하면서 나트륨을 같이 배설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칼슘을 많이 섭취하면 나트륨의 배설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칼륨은 바나나와 토마토에 풍부하며, 칼슘은 우유나 유제품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

3. 목욕∙온천 주의하기
고혈압 환자는 겨울철 따뜻한 물이 닿는 모든 순간에 주의해야 한다. 따뜻한 물로 샤워나 목욕을 한 후 갑자기 찬 바람이 닿으면 혈압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기 때문. 특히 노천탕을 즐기다 히트쇼크(Heat shock)가 발생하는 사례가 많아 주의가 당부 된다. 히트쇼크란 급격한 온도 변화로 혈압이 급격히 변하면서 신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현상이다. 혈압이 급하강하면 실신, 혈압이 급상승하면 심근경색, 뇌경색이 발생해 돌연사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목욕이나 샤워를 할 때는 혈압이 급격히 변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는 40도 이하의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것이 좋다. 하이닥 내과 상담의사 정경원 원장(감계삼성내과의원)은 "만약 40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샤워했다면, 샤워를 끝내기 전 미지근한 물로 체온을 조금 낮춘 후에 욕실에서 나오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탕에 들어가기 전에는 스트레칭으로 체온을 올려야 한다. 탕에 들어갈 때는 심장에서 먼 손이나 발부터 들어가는 것이 좋으며, 나온 후에는 체온이 급격히 식지 않도록 몸의 물기를 서둘러 닦아준다. 아울러 입욕 후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길 권장한다.

4. 외출 전 준비는 철저히 하기
고혈압 환자는 기온이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날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외출을 꼭 해야 한다면, 집을 나서기 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겉옷은 바람을 막는 기능이 있는 외투를 선택하고, 피부에 닿는 옷은 땀을 잘 흡수하는 면 소재를 입어야 한다. 땀을 흡수해야 땀 때문에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어서다. 아울러 장갑, 모자를 착용하여 차가워지기 쉬운 손과 머리의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외출 전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는 것도 방법. 이는 갑작스러운 자율신경계의 변화를 막는 효과가 있다.

5. 수면의 질 높이기
겨울에는 햇빛을 보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수면의 질이 낮아질 수 있다. 또한, 건조한 날씨에 기관지가 마르면 호흡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푹 자기 더욱 힘들어진다. 문제는 수면이 부족하면 고혈압을 비롯하여 부정맥, 당뇨병 등 각종 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실제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연구팀은 하루에 6시간 미만 자는 성인은 고혈압 발생 위험이 2배 가까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고혈압 환자는 하루 6~8시간의 수면 시간을 확보하고,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낮에는 30분 이상 햇빛을 충분히 보고, 오후에는 각성 작용을 하는 카페인 섭취를 삼가야 한다. 저녁에는 수면의 질을 낮추는 과식, 과음, 흡연을 피하길 권한다. 마지막으로 밤에는 가습기 등을 활용하여 침실이 너무 건조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실내 적정 습도는 60% 내외다.

6. 화장실에서 갑자기 힘주지 않기
고혈압 환자는 변비를 앓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의 대표적인 약물인 이뇨제는 몸의 수분을 배출시켜 변을 딱딱하게 만들기 때문. 칼슘 길항제의 경우 장운동을 감소시켜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

변비가 있으면 화장실에서 힘을 많이 주게 되는데, 변비가 있는 고혈압 환자가 갑자기 힘을 주면, 혈압이 높아져 뇌졸중이나 심장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추우면 혈압의 상승 폭이 커진다. 겨울 아침, 화장실에서 변을 보다가 뇌졸중으로 쓰러지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는 것이 바로 이 때문.

변비가 있는 고혈압 환자는 주치의와 상담해 변비를 유발하는 약물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변비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평소 물을 충분히 마시고, 식이섬유가 많은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어야 한다. 아울러, 대변을 볼 때는 되도록 추운 야외 화장실을 피하길 권한다. 야외 화장실을 사용할 때 무리하게 힘을 주는 것은 금물이다.

도움말 =  문정근 교수(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전문의), 정경원 원장(감계삼성내과의원 내과 전문의)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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