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봉·촛불 양 손에 들고 ‘아파트’ 떼창…힙해진 탄핵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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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있던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주최 쪽 추산 100만명, 경찰 비공식 추산 15만명)들은 탄핵안 가결을 바라는 간절함 속에서도 흥을 잃지 않았다.
그는 "윤석열 정부 들어 118번째 촛불집회를 진행하는 동안 현장뿐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시민들이 직간접적으로 아이디어를 주고, 주최 쪽은 이를 즉각 반영하면서 어제의 집회 풍경이 등장한 것"이라며 "특히 계엄 사태 이후 젊은 세대들의 참여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선곡·구호 등에 대한 의견이 봇물 터지듯 들어오고 있다. 응원봉 집회 문화도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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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딸한테 응원봉 빌려서 나왔어요.”(안민영씨·42), “대학생 딸이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는 무조건 나올 거라고 해서 노래 배워서 같이 참여했습니다.”(신아무개씨·55)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있던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주최 쪽 추산 100만명, 경찰 비공식 추산 15만명)들은 탄핵안 가결을 바라는 간절함 속에서도 흥을 잃지 않았다. “윤석열 퇴진!”을 비장하게 외치다가도, 음악이 나오면 콘서트에 온 것처럼 방방 뛰며 ‘떼창’했다. 한 손엔 저마다 다른 색깔과 다른 모양을 한 아이돌 응원봉을, 다른 한 손에는 ‘내란죄 윤석열 탄핵’이란 손팻말을 들었다. 가지각색의 응원봉과 그 사이사이를 채운 촛불, 나만의 개성을 담은 깃발들은 다양성이란 가치를 담은 민주주의 그 자체를 형상화한 것 같은 모습이었다.
집회를 주최한 촛불행동 관계자는 8일 이런 흥겨운 모습이 “시민들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들어 118번째 촛불집회를 진행하는 동안 현장뿐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시민들이 직간접적으로 아이디어를 주고, 주최 쪽은 이를 즉각 반영하면서 어제의 집회 풍경이 등장한 것”이라며 “특히 계엄 사태 이후 젊은 세대들의 참여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선곡·구호 등에 대한 의견이 봇물 터지듯 들어오고 있다. 응원봉 집회 문화도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것”이라고 전했다.
집회 현장의 분위기는 세대를 아우른다. 집회 선곡표를 보면 로제의 ‘아파트’, 에스파의 ‘위플래시’, 샤이니 ‘링딩동’, 투애니원의 ‘내가 제일 잘 나가’ 등 20∼30대가 즐길 만한 노래부터 윤수일의 ‘아파트’, 김연자의 ‘아모르파티’, 무한궤도의 ‘그대에게’까지 전 세대의 감성을 포괄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엑스(X·옛 트위터)에는 “여의도 탄핵 클럽 개장”, “살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 여러분도 어서 집회로” 등의 게시글과 함께 탄핵 집회 사진과 동영상이 잇따라 올라왔다. 집회에 참여한 대학생 박아무개(22)씨는 “탄핵 집회라고 해서 꼭 비장한 노래를 선곡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즐길 수 있는 분위기 덕에 친구들 사이에선 ‘가장 힙한 장소가 국회 앞’이란 얘기가 나올 만큼 청년들의 집회 참여가 어색하지 않은 일이 됐다”고 말했다. 60대 남성 이상진씨는 “응원봉을 흔드는 게 신기하다”며 “우리 때는 볼 수 없던 광경인데 젊은 친구들이 새로운 시위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 같아 뭉클하다”고 했다.
전날 집회에는 각자의 개성이 담긴 깃발들도 눈에 띄었다. 스님의 모습이 그려진 ‘중도모임’이라는 깃발을 들고 나온 민아무개(29)씨는 “(정치적) 중도층도 모여서 화가 나있다는 의미와 중같이 생긴 자비로운 사람도 화가 났다는 이중적 의미를 깃발에 담아보았다”고 했다. 이밖에도 ‘전국수족냉증연합’, ‘전국과체중고양이연합’, ‘제발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 ‘케이(K)-승질머리 연맹’ 등 사실상 보통 사람들을 의미하는 메시지를 담은 깃발들이 휘날렸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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