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탄핵 정국에 에너지정책도 ‘시계제로’[생생확대경]

김형욱 2024. 12. 9.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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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이후 탄핵소추안 부결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국가 대계인 에너지 정책도 '시계 제로'다.

당장 동해 심해가스전 개발,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위한 1차 탐사·시추 예산 497억원은 전액 삭감된 채로 내년도 예산안의 정상 통과조차 가늠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았고, 국회 승인이나 법 통과를 전제한 전력 안정 공급 중장기 계획도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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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원전 등 빨간불
첨단산업 전력망 구축도 차질
정쟁 휩쓸려 적기 놓칠 우려
국익 앞에서는 힘 합쳐야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이후 탄핵소추안 부결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국가 대계인 에너지 정책도 ‘시계 제로’다. 당장 동해 심해가스전 개발,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위한 1차 탐사·시추 예산 497억원은 전액 삭감된 채로 내년도 예산안의 정상 통과조차 가늠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았고, 국회 승인이나 법 통과를 전제한 전력 안정 공급 중장기 계획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17차 본회의에서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름을 호명하며 본회의장 복귀를 호소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석에는 안철수 의원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정국이 혼돈 속에 빠지며 에너지 관련 정책들이 잇따라 암초를 만나고 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향후 15개년의 전력수급 계획을 담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도 연내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현재로선 그 일정을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11차 전기본 수립이 안갯속에 빠지며 차세대 산업으로 손꼽히는 ‘소형모듈원전(SMR)’을 비롯해 신규 원전 4기 건설 추진 계획도 미궁에 빠졌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국가 첨단전략산업을 뒷받침할 전력망 구축 차질 가능성도 커졌다. 국가 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은 비쟁점 법안이었으나, 정국이 계엄·탄핵 격랑에 휩싸이며 통과 시기조차 예상하기 어렵게 됐다. 전력망 특별법 제정이 늦어지면, 안 그래도 지연 중인 전력망 구축이 늦어져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구축도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내년 1월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정부가 관세를 무기 삼아 우리 첨단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에너지산업계뿐 아니라 산업계 전반의 위기감이 커진다.

윤석열 대통령은 재작년 취임과 함께 원전 생태계 복원에 나서왔지만 업계에서는 한순간에 관련 산업이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안 그래도 여야 갈등을 지속하며 표류해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 특별법안과 원전수출지원법안은 추진 동력마저 잃었다는 평가다.

한국수력원자력이 내년 3월을 목표로 진행 중인 체코 원전 2기 수출 본계약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장기적인 에너지 정책 ‘큰 그림’을 그려야 할 ‘2050 중장기 원전 사업 로드맵’ 연내 발표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민생과 관련이 큰 에너지 산업 정책은 정쟁에 휩쓸려 시기를 놓칠 경우, 그 벌어진 틈을 다시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국가 기간 산업의 경쟁력이 저하하며 국익도 해칠 수밖에 없기도 하다.

현 상황이 이어진다면 우리나라는 매년 진행해온 최소한의 자원 개발 사업에서조차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경우 해외 투자 금액을 끌어오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비상계엄과 탄핵, 이후 여러 정치적인 사건들이 끝난 후 에너지 정책이 또다시 뒷전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더 문제다.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규모의 정책이지만, 여론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의 정치적 불확실성을 모두 해소하고 나서 에너지 정책을 들여다봐선 늦다는 주장도 나온다. 글로벌 경쟁자들은 이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김형욱 (n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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