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40] 권력의 비상계엄
영국의 록 밴드 네이팜 데스는 그라인드코어(Grindcore)의 시조로 불린다. 그라인드코어란 펑크의 계보에서도 극단적인 야만성을 추구하는 장르다. 상상을 초월하는 빠르고 거친 비트와 낮은음을 마구잡이로 긁어대는 일렉트릭 기타,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위악적으로 울리는 그로울링 보컬 등을 특징으로 한다. 이 ‘권력의 비상계엄’이 실린 네이팜 데스의 데뷔앨범은 전 세계 메탈·펑크 커뮤니티를 충격에 빠트렸다.
비상계엄령을 뜻하는 영어 표현은 몇 가지가 있다. 먼저 ‘Martial law’. 글자 그대로 ‘군대의 법’인데 국가 비상 상황에서 민간 정부의 통치를 군대에 위임한다는 것이다. ‘비상사태’를 의미하는 ‘state of emergency’를 쓰기도 하지만 군사 용어로 ‘포위’를 뜻하는 ‘siege’를 사용하기도 한다. 덴절 워싱턴과 애넷 베닝, 브루스 윌리스가 출연한 에드워드 즈윅 감독의 1998년 영화 ‘비상계엄’의 원제가 ‘The Siege’였다.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3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는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안 통과와 국무회의 의결로 6시간 만에 일단락되었지만 국내외에 던져진 파문은 매우 컸다. 신군부의 5.17 비상계엄 이후 44년 6개월 18일 만에 터진 이 전대미문의 사건 이후 정치권은 물론 경제, 외교 분야가 출렁이고 있다. 이 계엄령 정국이 21세기의 대한민국을 어떤 방향으로 몰고 갈 것인지 정확히 예측하기가 매우 힘든 상황인 것만은 분명하다.
“당신 나라의 권력의 계엄령/당신이 이해하기엔 너무 많은 문제가 있지/당신 마음속의 권력의 계엄령/당신들을 한 줄에 세우려는 외부의 강제/그들 권력의 노예 – 당신은 결코 왜냐고 묻지 못하지/당신은 고통받고 죽게 되겠지(Siege of power in your land/Too many problems For you to understand/Siege of power inside your mind/Outward restrictions to keep you in line/A slave of their power - you never question why/You’re going to suffer - you’re going to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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